한 해를 마무리할 때면 빼놓을 수 없는 레퍼토리가 있다. ‘합창’으로 알려진 베토벤 교향곡 9번이다. KBS교향악단이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합창으로 연말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2026년부터 이 악단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할 정명훈과 합을 맞췄다.이번 합창 공연은 앞으로 3년간 KBS교향악단을 이끌 정명훈이 감독으로서 관객에게 새로 인사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가 이 악단과 합창을 연주한 건 올해가 4년 만. 그는 올해에만 이번 공연을 포함해 다섯 차례 합창을 지휘했다. 정명훈은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던 2008년부터 연말마다 합창을 선보이곤 했다. 베토벤이 귀가 제대로 들리지 않던 말년에 마지막 교향곡으로 작곡한 합창은 악단과 합창단이 함께 인류의 화합을 노래하는 4악장이 백미로 꼽힌다.관객의 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 정명훈은 음량을 신중하게 조금씩 키워가며 1악장을 시작했다. 현악기는 연주자별로 기민함의 정도가 달랐던 탓에 소리가 뭉쳐 있는 인상은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움을 살려 섬세하게 노래하는 데 초점을 둔 듯했다. 여느 때라면 천둥처럼 울려 퍼졌을 타악기도 이날은 세밀하게 떨림을 조절하며 현의 부드러움에 호응하는 데 힘썼다. 팀파니스트 이원석은 살짝 끊어치는 듯 절도 있게 북을 두드리며 건조함이 살짝 감도는 잔향과 점점 고조되는 긴장감을 동시에 그려냈다.2악장에서도 팀파니와 바이올린의 부드러운 조화는 계속됐다. 아주 빠르고 생기 넘치게 연주해야 하는 악장 성격에 맞게 현악기는 1악장보다 기민해졌고, 타악기는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내며 관객들의 몰입감을 끌어올렸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 이하 문체부)가 2026년 병오년 새해를 맞아 1월 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26 신년음악회'를 개최한다. 전통음악과 클래식, K-콘텐츠를 아우르는 무대다. 올해 신년음악회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강인하고 역동적인 에너지'를 주제로 기획됐다. 문체부는 "문화예술 강국으로 성장해 온 대한민국의 현재와 밝은 미래를 음악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연에는 문화예술계 관계자와 입법·사법·행정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며, 일반 관객을 위한 입장권 판매도 함께 진행된다.공연 1부는 전통의 재해석과 정통 클래식으로 꾸며진다. 작곡가 최우정이 궁중 음악의 정수인 수제천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제천(壽齊天) 리사운즈(resounds)'로 포문을 연다. '하늘처럼 영원한 생명'을 뜻하는 이 곡은 새해의 평안을 기원하는 첫 곡으로 그 상징적 의미가 크다. 이어 지휘자 홍석원이 이끄는 KBS교향악단이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음악가들과 협연을 펼친다.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생상스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를 협연한다. 2025년 쇼팽 국제 콩쿠르 본선에 나란히 진출해 스타로 떠오른 피아니스트 이혁·이효 형제는 바흐의 '두 대의 건반을 위한 협주곡'을 선보인다.2부에서는 지난해 K-콘텐츠 열풍의 주역이었던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음악을 오케스트라 선율로 들려준다. 국립창극단 김수인과 성악가 길병민이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수록곡인 제주민요 '너영나영'과 가곡 '희망의 나라로'를 부른다. 이어 빌보드 차트 1위와 3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배우 안성기의 상태와 관련해 소속사 측이 의료진의 판단 아래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안성기의 소속사 아티스트 컴퍼니는 31일 공식 입장을 통해 "안성기 선배님이 갑작스러운 컨디션 저하로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의료진의 판단 아래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확한 건강 상태와 향후 경과에 대해서는 의료진의 소견을 토대로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소속사는 또 "배우 본인과 가족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추가로 확인되는 내용이 있을 경우 공식 채널을 통해 안내하겠다"고 덧붙였다.안성기는 전날 오후 4시께 자택에서 음식물을 먹다가 목에 걸린 채로 쓰러졌으며,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자택 인근 병원의 응급실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은 안성기는 이듬해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병이 재발해 다시 투병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건강 이상설은 2022년 한 공식 행사에 이전보다 수척해진 모습으로 참석하면서 대중에게 전해진 바 있다.절친한 후배 배우 박중훈도 안성기의 건강을 언급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중훈은 지난 11월 4일 서울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안성기의 건강과 관련해 "상당히 안 좋은 상태"라고 언급하며 "얼굴을 뵌 지가 1년이 넘었는데 통화나 문자를 할 상황이 안 돼서 가족들과 연락하며 근황을 물어보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말은 덤덤하게 하지만 굉장히 슬프다"며 "(안성기는) 나와 40년 동안 영화 4편을 했던 존경하는 스승님이자 선배님, 친한 친구이자 아버지 같은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