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김근태 9주기 맞아 사료 공개
"케네디 인권상에 김근태·인재근 부부 추천" 김대중 서신 공개
"김근태와 그 부인 인재근은 10년 넘는 세월 동안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용감하고 끊임없이 앞장서서 노력해왔습니다.

이들을 1987년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 후보로 추천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신 중)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29일 김근태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9주기를 맞이해 김 전 대통령이 1987년 6월 19일 김 상임고문과 부인 인재근 의원을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 후보로 추천한 서신을 처음 공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전두환 정권의 반인권적 행태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큰 고초를 겪어 국제인권단체로부터 주목받고 있던 김 상임고문 부부를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에 추천하기로 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가택연금을 당하고 있어 외부와 접촉이 자유롭지 못해, 활동을 보좌했던 최성일 박사가 김 전 대통령과 통화한 뒤 추천 편지를 영문으로 작성해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 관계자들에게 보냈다.

김 전 대통령은 서신에서 "김근태는 1965년부터 1972년 서울대 재학생 때부터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일하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그는 한국 정부의 표적이 돼 1965년부터 1983년 사이 7번 투옥됐다"며 "인재근 또한 일생을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헌신해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국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이들의 헌신과 기여를 인정하는 것은 이들만의 영광이 아니라 3천명이 넘는 양심수와 한국민들에 대한 지지와 격려의 표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상임고문과 인 의원은 그해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을 받았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군사독재 정권의 폭압적 성격과 이에 저항하는 한국 민주화 세력의 고난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김근태-인재근 부부를 인권상에 추천한 것"이라며 "부부를 공동 추천했다는 점에서 남녀평등에 대한 김 전 대통령의 의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