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굳건'…인공지능 시대 명암 엇갈려
신진서 천하·온라인 대국…한국기원 선정 10대 뉴스
신진서 9단의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 대유행으로 국제 대회가 '온라인 대국'으로 대체됐다.

한국기원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0년 바둑계 10대 뉴스를 선정해 28일 발표했다.

올해 12개월 연속 국내 바둑랭킹 1위를 지킨 신진서는 76승 10패, 88.73%의 승률을 기록하며 1988년 이창호 9단이 세운 88.24%(75승 10패)를 넘어 연간 최고 승률을 새로 썼다.

신진서는 지난해 랭킹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박정환 9단과 겨룬 '아름다운 보물섬 신진서 vs 박정환 바둑 슈퍼매치' 7번기에서도 7전 전승을 거두며 완벽한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진서는 LG배에서 개인 첫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월 결승전에서 박정환을 꺾고 LG배 정상에 오른 신진서는 2000년대생 프로기사 중 가장 먼저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다.

여자바둑에서는 최정 9단이 85개월 연속 여자 랭킹 1위를 달리며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만 7년 1개월 동안 여자바둑 정상을 지킨 최정은 여자국수전 4연패, 여자기성전 3연패 등 국내 여자 개인전에서 7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바둑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세계대회가 온라인 대국으로 전환된 것이 큰 변화였다.

연초 일부 세계대회의 연기·취소 소식이 들려오던 가운데 4월 LG배가 세계대회 최초로 온라인 예선을 도입했다.

이후 삼성화재배, 농심신라면배, 응씨배, 춘란배, 오청원배 등 세계대회들이 속속 온라인 대국으로 재개됐다.

그러나 마우스 조작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등 온라인 대국 돌발 상황이 종종 발생해 대국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로나19 악재에도 많은 대회가 창설·부활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1월 창설돼 호응을 얻은 쏘팔코사놀 최고기사 결정전은 여세를 몰아 8월 2회 대회를 개최했고, '아름다운 보물섬 신진서 vs 박정환 바둑 슈퍼매치'도 랭킹 1·2위 대결로 주목을 받았다.

1988∼2006년 어린이 대회로 사랑받았던 이붕배는 14년 만에 프로 신예대회로 재탄생했다.

2016년 1월로 중단된 명인전도 내년 초 예선을 시작으로 부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역경 속에서도 국내 5대 바둑리그인 KB바둑리그, KB퓨처스리그, 한국여자바둑리그, NH농협은행 시니어바둑리그, 조아바이톤 루키리그는 굳건히 대회를 이어갔다.

하지만, 어린이, 시니어 등 다양한 연령대가 한곳에 모인 가운데 열리는 아마추어 대회들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대부분 대회가 열리지 않았다.

스마트 기기 발전이 이끈 변화도 있었다.

2016년 '알파고' 등장 이후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프로기사와 일반 바둑 팬의 바둑 연구에 중대한 역할을 하게 됐다.

그러나 1월 입단대회 참가자가 인공지능을 활용한 부정행위로 형사 처벌을 받고, 11월에는 유망한 신예 프로기사가 비공식 온라인 대국에서 인공지능 부정행위를 하다가 적발돼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온라인으로 바둑 팬과 소통하는 바둑 유튜브 채널이 대거 등장한 것도 새로운 변화다.

조혜연 9단, 문민종 3단의 '깜짝 활약'도 한국기원 선정 10대 뉴스에 포함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