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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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장중 사상 첫 8만원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의 시가총액 합계도 530조원을 넘기며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삼성전자는 이날 1.16% 오른 7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8만100원까지 올랐다. 코스피지수가 0.06% 오른데 비해 상승폭이 컸다. 이날 기관과 개인이 장중 각각 1898억원, 167억원씩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1937억원어치 팔았다.

연말 배당락일(배당 받을 권리가 없어지는날)을 앞두고 내년 특별배당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는 게 주요 이유다. 하지만 배당만으로 설명하기엔 상승폭이 너무 가파르다는 평가가 많다. 특별 배당에 따른 기대수익률은 약 2~3% 내외인데, 이달 들어 주가는 20%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주력 사업인 D램 업황 개선이다. 디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디램(DDR 8Gb) 현물가격은 이날 3.50 달러까지 올랐다. 지난 2월 수준을 회복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까지 출하량이 예상보다 많다"며 "업황이 예상보다 더 빨리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약세도 삼성전자 수급에 긍정적이다. 원·달러 환율은 1100원 밑으로 떨어졌다.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본격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는 오히려 고객사가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으로 역전됐다"며 "구조적 성장기에 들어선만큼 삼성전자 실적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파운드리 산업이 커졌지만 삼성전자와 대만 TSMC의 격차는 여전하다는 반론도 있다. 송 연구원은 "두 회사 모두 잘되고 있는건 맞지만 아직까지는 TSMC를 제대로 좇고 있다고 보기엔 어렵다"며 "시장점유율은 더 벌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주가 상승으로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5배까지 올랐다. 올초만 하더라도 12~13배 수준에서 거래됐었다. 하지만 부담스럽진 않다는 평가가 많다. 높아진 유동성과 환율을 고려했을 때 밸류에이션을 더 높게 줄만 하다는 게 주요 이유다. TSMC(28배)와 디램 생산업체인 미국 마이크론(18배)과 비교해도 여전히 낮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