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러시아,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 접종 박차…영·미와 '3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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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중순부터 전국 접종 시작…3상 참가자 포함, 접종자 20만 명 내외 추산
최근 여론조사서 50% 이상 "접종 않겠다"…당국 조급함, 백신 거부감 키운 듯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 자국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세계 최초로 승인하며 각국의 백신 개발 경쟁에서 선수를 친 러시아가 접종 속도에서도 영국, 미국 등과 경쟁하는 모양새다.
러시아는 지난 5일 수도 모스크바를 시작으로 대중 접종을 시작한 뒤, 15일부터는 접종 지역을 전국 85개 전 지역으로 확대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관내 주민 2만5천 명이 접종받았으며 4만 명이 접종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미하일 무라슈코 보건장관은 이날 러시아 전역에서 5만2천 명 이상이 접종했다고 소개했다.
2회 접종을 기본으로 하는 스푸트니크 V 백신 1차 접종자를 기준으로 한 통계로 보인다.
스푸트니크 V 백신은 1차 접종 3주 뒤 2차 접종을 받게 되고 그로부터 3주가 지나면 온전한 면역력이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장은 백신 공급량이 제한된 만큼 교사, 의료진, 공공기관·서비스업·문화계 종사자 등 대중 접촉이 많은 '고위험군'부터 우선하여 접종 받고 있다.
단체 생활을 하는 군인들도 우선 접종 대상에 포함됐다.
러시아의 접종자 수는 백신 승인 뒤 곧바로 시범적으로 접종받은 일반인과, '등록 후 시험' 참가자 등을 합치면 훨씬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지 당국은 지난 8월 백신 승인 뒤 교사와 의료진 등에 대해 시범 접종을 실시했으며, 9월부터는 모스크바 주민 4만명을 대상으로 사실상의 3상에 해당하는 등록 후 시험을 진행해 오고 있다.
현재까지 3상 참가자 약 2만3천 명이 2회 접종을 모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을 모두 고려한 듯 스푸트니크 V 백신을 개발한 가말레야 센터의 알렉산드르 긴츠부르크 소장은 앞서 지난 10일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15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는 어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가장 많은 접종자 수"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추가로 백신을 맞은 일반인 수를 합치면 현재 전체 접종자 수는 20만 명 내외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영국과 미국이 자국민을 상대로 '화이자-바이오엔텍', '모더나' 등이 개발한 백신 접종을 서두르면서 러시아는 접종자 수 선두 자리를 빼앗긴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바에오엔테크 백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승인하고 지난 8일부터 대규모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선 지금까지 약 50만 명이 백신을 맞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4일부터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을 시작한 미국에선 접종자가 100만 명을 넘었다.
러시아의 접종자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론 우선 제한된 백신 생산 능력이 꼽힌다.
러시아 당국은 연말까지 200만 회 이상의 백신을 생산해 배포하고, 내년부터는 훨씬 많은 백신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러시아의 백신 생산 능력은 누적 감염자 수 세계 4위(24일 기준 296만3천688명)의 수요를 충당하기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들어 완화하긴 했지만 러시아인들의 백신에 대한 거부감도 접종 속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전(全)러시아여론연구센터'(브치옴)의 이달 중순 조사 결과에 따르면 38%의 응답자가 백신 접종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여론조사 기관 '여론 펀드'(폼)의 11월 중순 조사에선 응답자의 42%가 "조만간 접종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지난 9월 FOM 조사에서 23%가 백신을 맞겠다고 답한 것에 비하면 긍정적 응답자가 상당히 늘었다.
하지만 이달과 지난달 브치옴과 폼 조사 모두에서 52%는 "접종을 원치 않는다"고 답해 다수는 여전히 접종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브치옴 조사에선 백신을 맞지 않으려는 이유로 '충분치 않은 연구'(23%), '백신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16%), '체질적 부작용'(13%) 등을 꼽았다.
러시아 주민들의 백신에 대한 불신 조장에는 서방과의 경쟁을 염두엔 둔 당국의 조급함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당국은 앞서 8월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3상을 건너뛴 채 1·2상 뒤 곧바로 스푸트니크 V를 공식 승인하면서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리고 공식 승인 뒤에야 사실상의 3상에 해당하는 등록 후 시험을 시작했다.
스푸트니크 V 개발을 지원한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지난 14일 3상 시험 대상자 2만2천714명에 대한 접종 결과 면역 효과가 91.4%로 확인됐다며 백신의 뛰어난 효능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당국 발표에도 '세계 최초 백신'에 대한 불신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공식 승인 뒤 곧이어 3상을 진행할 바에야 왜 굳이 2상 뒤 성급하게 백신을 승인해 불신을 키웠는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3상으로 안정성과 효능이 충분히 검증된 뒤 승인을 했어도 자국민에 대한 접종 속도에 치명적 차이는 없었을 텐데 말이다.
'세계 최초'란 타이틀에 집착한 현지 당국의 관료주의적 발상이 코로나19 저지 노력에 역효과를 낸 건 아닌지 의문이다.
/연합뉴스
최근 여론조사서 50% 이상 "접종 않겠다"…당국 조급함, 백신 거부감 키운 듯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 자국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세계 최초로 승인하며 각국의 백신 개발 경쟁에서 선수를 친 러시아가 접종 속도에서도 영국, 미국 등과 경쟁하는 모양새다.
러시아는 지난 5일 수도 모스크바를 시작으로 대중 접종을 시작한 뒤, 15일부터는 접종 지역을 전국 85개 전 지역으로 확대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관내 주민 2만5천 명이 접종받았으며 4만 명이 접종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미하일 무라슈코 보건장관은 이날 러시아 전역에서 5만2천 명 이상이 접종했다고 소개했다.
2회 접종을 기본으로 하는 스푸트니크 V 백신 1차 접종자를 기준으로 한 통계로 보인다.
스푸트니크 V 백신은 1차 접종 3주 뒤 2차 접종을 받게 되고 그로부터 3주가 지나면 온전한 면역력이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장은 백신 공급량이 제한된 만큼 교사, 의료진, 공공기관·서비스업·문화계 종사자 등 대중 접촉이 많은 '고위험군'부터 우선하여 접종 받고 있다.
단체 생활을 하는 군인들도 우선 접종 대상에 포함됐다.
러시아의 접종자 수는 백신 승인 뒤 곧바로 시범적으로 접종받은 일반인과, '등록 후 시험' 참가자 등을 합치면 훨씬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지 당국은 지난 8월 백신 승인 뒤 교사와 의료진 등에 대해 시범 접종을 실시했으며, 9월부터는 모스크바 주민 4만명을 대상으로 사실상의 3상에 해당하는 등록 후 시험을 진행해 오고 있다.
현재까지 3상 참가자 약 2만3천 명이 2회 접종을 모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을 모두 고려한 듯 스푸트니크 V 백신을 개발한 가말레야 센터의 알렉산드르 긴츠부르크 소장은 앞서 지난 10일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15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는 어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가장 많은 접종자 수"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추가로 백신을 맞은 일반인 수를 합치면 현재 전체 접종자 수는 20만 명 내외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영국과 미국이 자국민을 상대로 '화이자-바이오엔텍', '모더나' 등이 개발한 백신 접종을 서두르면서 러시아는 접종자 수 선두 자리를 빼앗긴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바에오엔테크 백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승인하고 지난 8일부터 대규모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선 지금까지 약 50만 명이 백신을 맞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4일부터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을 시작한 미국에선 접종자가 100만 명을 넘었다.
러시아의 접종자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론 우선 제한된 백신 생산 능력이 꼽힌다.
러시아 당국은 연말까지 200만 회 이상의 백신을 생산해 배포하고, 내년부터는 훨씬 많은 백신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러시아의 백신 생산 능력은 누적 감염자 수 세계 4위(24일 기준 296만3천688명)의 수요를 충당하기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들어 완화하긴 했지만 러시아인들의 백신에 대한 거부감도 접종 속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전(全)러시아여론연구센터'(브치옴)의 이달 중순 조사 결과에 따르면 38%의 응답자가 백신 접종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여론조사 기관 '여론 펀드'(폼)의 11월 중순 조사에선 응답자의 42%가 "조만간 접종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지난 9월 FOM 조사에서 23%가 백신을 맞겠다고 답한 것에 비하면 긍정적 응답자가 상당히 늘었다.
하지만 이달과 지난달 브치옴과 폼 조사 모두에서 52%는 "접종을 원치 않는다"고 답해 다수는 여전히 접종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브치옴 조사에선 백신을 맞지 않으려는 이유로 '충분치 않은 연구'(23%), '백신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16%), '체질적 부작용'(13%) 등을 꼽았다.
러시아 주민들의 백신에 대한 불신 조장에는 서방과의 경쟁을 염두엔 둔 당국의 조급함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당국은 앞서 8월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3상을 건너뛴 채 1·2상 뒤 곧바로 스푸트니크 V를 공식 승인하면서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리고 공식 승인 뒤에야 사실상의 3상에 해당하는 등록 후 시험을 시작했다.
스푸트니크 V 개발을 지원한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지난 14일 3상 시험 대상자 2만2천714명에 대한 접종 결과 면역 효과가 91.4%로 확인됐다며 백신의 뛰어난 효능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당국 발표에도 '세계 최초 백신'에 대한 불신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공식 승인 뒤 곧이어 3상을 진행할 바에야 왜 굳이 2상 뒤 성급하게 백신을 승인해 불신을 키웠는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3상으로 안정성과 효능이 충분히 검증된 뒤 승인을 했어도 자국민에 대한 접종 속도에 치명적 차이는 없었을 텐데 말이다.
'세계 최초'란 타이틀에 집착한 현지 당국의 관료주의적 발상이 코로나19 저지 노력에 역효과를 낸 건 아닌지 의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