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9 우승 릴보이 "'담백한 음악'으로 보편적 감성 전할거예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힙합은 '솔직한' 장르…욕심 없이 음악해도 된다는 확신 갖게됐죠"
"이곳에 오기 전에 / 난 그저 방구석에서 / 변하는 게 무서웠기에 두꺼운 이불을 덮어놨네 (중략) 이제서야 주변을 봐/ 지금껏 남은 친구들과 / 떠나지 않은 사람들 모두를" ('CREDIT' 중)
5년 동안 슬럼프를 겪었던 래퍼 릴보이(본명 오승택·29)는 결승 무대에서 불렀던 노래 가사처럼 '쇼미더머니 9'으로 삶의 전환점을 맞았다.
'쇼미더머니 9' 왕좌에 오른 릴보이를 최근 그의 삼성동 작업실에서 만났다.
빨간 체크무늬 바지에 검은색 후드티를 입고 '아빠 다리'를 한 채 의자에 앉은 그는 장난기 가득한 소년처럼 웃음 짓다가도 음악 이야기에는 소신 있는 뮤지션으로 반응했다.
그는 "시국이 시국인 만큼 뒤풀이조차 하지 못해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이틀 동안 잊고 살았던 친구들까지 연락이 와서 살면서 가장 많이 전화와 문자를 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우승 상금 1억에 대해서는 "큰 단위의 금액이라 복권 당첨된 것처럼 막연한 생각이 든다"면서 "일단은 부모님께 좀 드리고 좋은 곳에도 쓰고 싶다"고 행복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쇼미더머니'에 출연하기 전 대인 관계에서 온 상처로 인해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긴 시간 겪은 릴보이는 "좋아하던 사람과 틀어졌을 때 주변에 남아있는 친구들이 더 중요하다는 걸 느끼기 마련인데 그러기까지 과정이 좀 길었던 것 같다"면서 "이제는 서로서로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출연 계기는 장난삼아 올린 영상이었다.
'쇼미더머니 4 지원'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프리스타일 랩에 예상외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자 출연을 결심했다.
"우승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본선 2차까지만 가도 성공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나갔죠. 아직도 제가 특출나게 잘한다기보다 순수하게 음악을 한다고 생각해요.
"
그렇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시작한 '쇼미더머니 9'은 그의 삶과 음악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욕심 없이 음악을 해도 된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사실 5년 전 '쇼미더머니 4'에 출연했을 때는 결국 사람들은 계산적이라는 걸 느껴 실망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원슈타인과 기리보이, 자이언티 형을 통해서 '아니야. 순수하게 음악 해도 돼'라는 말을 간접적으로 들은 것 같았죠."
릴보이는 특히 프로그램에서 한 팀으로 경연을 펼쳤던 원슈타인을 "넘버 원"이라 칭하며 "20대 초반 순수하게 음악을 하던 나의 한 부분을 본 것 같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쇼미더머니 9'에서 자신의 음악을 듣고 자란 참가자들이 다가와 인사를 건넬 때 뮤지션으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도 설명했다.
"'왜 내 노래를 듣고 자랐지' 하면서도 속으로는 '내가 한 게 헛되지 않았구나' 느꼈어요.
그전까지만 해도 제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
그는 자신을 차분한 성격이라 설명했지만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완벽주의적인 모습도 종종 드러났다.
그는 "음원 미션이 시작된 뒤로는 무대에 서는 전날까지 노래를 고치고 또 고쳤다"며 "하루 전날 완성된 노래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돼 많이 긴장하고 떨었다"고 경연 당시를 회상했다.
이런 '음악적 완벽주의'는 2년 전부터 작업 중이던 그의 첫 싱글 앨범 '민타임'(Meantime)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 70% 정도 완성됐어요.
'쇼미더머니'에 출연하면서 원슈타인도 알게 됐고, 자이언티 형도, 기리보이와도 같이 하고 싶은 곡들이 생겨서 그런 부분을 잘 다듬어서 최대한 빨리 내고 싶어요.
콘셉트를 말하자면 슬럼프를 겪을 때 만들었던 앨범이라 되게 슬픈 느낌의 앨범이에요.
"
앞으로 긱스(Geeks)의 멤버로, 릴보이 개인으로도 음악을 하고 싶다는 그는 아직도 국내에서 힙합이 과격하고 자극적인 것 혹은 노는 음악이라고만 생각되는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힙합을 정의하자면 '솔직하게'라고 생각해요.
그냥 음악을 하는 게 아니라 '솔직하게' 하는 거요.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평소 그 사람의 생각과 언어가 온전하게 드러나는 장르가 힙합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자극적인 것부터 제가 하는 음악까지 모든 걸 아우를 수 있게 되는 거죠."
앞으로도 자신의 성격처럼 '담백한' 음악을 하고 싶다는 릴보이는 보편적인 감성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가 추구하는 음악은 담백함이에요.
그냥 한국 사람으로서, 제 나이 또래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그냥 말하듯이, 어려운 표현이나 의미부여 없이 담아내고 싶어요.
"
/연합뉴스
"이곳에 오기 전에 / 난 그저 방구석에서 / 변하는 게 무서웠기에 두꺼운 이불을 덮어놨네 (중략) 이제서야 주변을 봐/ 지금껏 남은 친구들과 / 떠나지 않은 사람들 모두를" ('CREDIT' 중)
5년 동안 슬럼프를 겪었던 래퍼 릴보이(본명 오승택·29)는 결승 무대에서 불렀던 노래 가사처럼 '쇼미더머니 9'으로 삶의 전환점을 맞았다.
'쇼미더머니 9' 왕좌에 오른 릴보이를 최근 그의 삼성동 작업실에서 만났다.
빨간 체크무늬 바지에 검은색 후드티를 입고 '아빠 다리'를 한 채 의자에 앉은 그는 장난기 가득한 소년처럼 웃음 짓다가도 음악 이야기에는 소신 있는 뮤지션으로 반응했다.
그는 "시국이 시국인 만큼 뒤풀이조차 하지 못해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이틀 동안 잊고 살았던 친구들까지 연락이 와서 살면서 가장 많이 전화와 문자를 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우승 상금 1억에 대해서는 "큰 단위의 금액이라 복권 당첨된 것처럼 막연한 생각이 든다"면서 "일단은 부모님께 좀 드리고 좋은 곳에도 쓰고 싶다"고 행복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쇼미더머니'에 출연하기 전 대인 관계에서 온 상처로 인해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긴 시간 겪은 릴보이는 "좋아하던 사람과 틀어졌을 때 주변에 남아있는 친구들이 더 중요하다는 걸 느끼기 마련인데 그러기까지 과정이 좀 길었던 것 같다"면서 "이제는 서로서로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출연 계기는 장난삼아 올린 영상이었다.
'쇼미더머니 4 지원'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프리스타일 랩에 예상외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자 출연을 결심했다.
"우승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본선 2차까지만 가도 성공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나갔죠. 아직도 제가 특출나게 잘한다기보다 순수하게 음악을 한다고 생각해요.
"
그렇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시작한 '쇼미더머니 9'은 그의 삶과 음악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욕심 없이 음악을 해도 된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사실 5년 전 '쇼미더머니 4'에 출연했을 때는 결국 사람들은 계산적이라는 걸 느껴 실망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원슈타인과 기리보이, 자이언티 형을 통해서 '아니야. 순수하게 음악 해도 돼'라는 말을 간접적으로 들은 것 같았죠."
릴보이는 특히 프로그램에서 한 팀으로 경연을 펼쳤던 원슈타인을 "넘버 원"이라 칭하며 "20대 초반 순수하게 음악을 하던 나의 한 부분을 본 것 같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쇼미더머니 9'에서 자신의 음악을 듣고 자란 참가자들이 다가와 인사를 건넬 때 뮤지션으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도 설명했다.
"'왜 내 노래를 듣고 자랐지' 하면서도 속으로는 '내가 한 게 헛되지 않았구나' 느꼈어요.
그전까지만 해도 제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
그는 자신을 차분한 성격이라 설명했지만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완벽주의적인 모습도 종종 드러났다.
그는 "음원 미션이 시작된 뒤로는 무대에 서는 전날까지 노래를 고치고 또 고쳤다"며 "하루 전날 완성된 노래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돼 많이 긴장하고 떨었다"고 경연 당시를 회상했다.
이런 '음악적 완벽주의'는 2년 전부터 작업 중이던 그의 첫 싱글 앨범 '민타임'(Meantime)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 70% 정도 완성됐어요.
'쇼미더머니'에 출연하면서 원슈타인도 알게 됐고, 자이언티 형도, 기리보이와도 같이 하고 싶은 곡들이 생겨서 그런 부분을 잘 다듬어서 최대한 빨리 내고 싶어요.
콘셉트를 말하자면 슬럼프를 겪을 때 만들었던 앨범이라 되게 슬픈 느낌의 앨범이에요.
"
앞으로 긱스(Geeks)의 멤버로, 릴보이 개인으로도 음악을 하고 싶다는 그는 아직도 국내에서 힙합이 과격하고 자극적인 것 혹은 노는 음악이라고만 생각되는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힙합을 정의하자면 '솔직하게'라고 생각해요.
그냥 음악을 하는 게 아니라 '솔직하게' 하는 거요.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평소 그 사람의 생각과 언어가 온전하게 드러나는 장르가 힙합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자극적인 것부터 제가 하는 음악까지 모든 걸 아우를 수 있게 되는 거죠."
앞으로도 자신의 성격처럼 '담백한' 음악을 하고 싶다는 릴보이는 보편적인 감성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가 추구하는 음악은 담백함이에요.
그냥 한국 사람으로서, 제 나이 또래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그냥 말하듯이, 어려운 표현이나 의미부여 없이 담아내고 싶어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