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뉴스 전달 시간 부족' 이유 들어 여지 남겨
언론노조 KBS본부 "라디오 편파 진행 논란, 공방위서 논의" 제안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2노조)는 최근 라디오 아나운서가 집권 여당에 불리한 내용을 임의로 빼고 방송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공정방송위원회(공방위)에서 다루자고 제안했다.

2노조는 23일 성명을 내고 "뉴스 진행자가 편집자와 최소한의 소통 없이 개인 판단으로 뉴스 일부를 축소한 점은 업무의 절차와 시스템상 적절하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축소된 기사 내용이 야당 정치인의 발언 등이어서 일각에서 나오는 지적처럼 '여당 편들기'로 인식됐다"고 비판했다.

다만 2노조는 그러면서도 김모 아나운서가 뉴스 시작 직전 큐시트를 처음 받았고, 당일 주요 뉴스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소식이 7번째 이후 꼭지로 배치돼 이를 전달하지 못할까 봐 이전 기사의 일부 단락을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지'를 남겼다.

2노조는 "차기 공방위에서 이번 사안을 정식 안건으로 다루고자 한다"며 "관련 상황이 불필요한 정치적 논쟁으로까지 확대되는 상황에서 면밀한 경위 파악을 통해 사건의 본질과 문제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KBS노동조합(1노조)은 전날 성명을 내고 김 아나운서가 지난 19일 KBS1라디오(97.3㎒) 오후 2시 뉴스에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사건 소식을 전하면서 야당 의원이 제기한 '봐주기 수사' 의혹 부분을 읽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청문회를 앞둔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아파트 관련 의혹에 대한 야당의 비판도 임의로 생략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2노조의 성명은 1노조의 의혹 제기에 대한 답변 격으로 해석된다.

KBS에는 현재 3개 노조가 있다.

조합원이 가장 많은 진보 성향의 민주노총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2노조로, 보수 성향의 KBS노동조합과 KBS공영노조는 각각 1노조와 3노조로 불린다.

한편, KBS는 이번 사안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만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