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때마다 견인차가 먼저 온 이유…경찰무전 도청 50대 구속
교통사고 현장에 먼저 도착하려고 일 년 넘게 경찰 무전망을 엿들은 자동차공업사 직원이 붙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A(55)씨를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익산의 한 렌터카 사무실에서 경찰의 교통사고 지령을 도청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무전에서 '교통사고' 등의 단어가 들리면 친분이 있는 견인차 기사들에게 사고 시각과 장소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범행했다.

이 때문에 무전 내용을 들은 견인차 기사들은 경쟁 업체는 물론이고 순찰차보다도 사고 현장에 빨리 도착할 때도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견인차 기사들은 정보 제공을 대가로, A씨가 일하는 공업사에 사고 차량 수리를 맡긴 것으로 파악됐다.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최근 렌터카 사무실을 급습해 A씨를 검거하고 범행에 쓰인 무전기를 압수했다.

조사 결과 A씨는 경찰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무전 주파수를 맞추는 수법으로 교통사고 지령을 엿들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사고 차량을 많이 수리하면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다"며 범행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경찰 무전을 도청하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지속적인 단속을 펼칠 방침"이라며 "주파수망을 임의로 풀어 무전기는 파는 업체에 대한 수사도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