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집 앞서 촬영?" '기생충' 명소 경찰 출동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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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과제촬영에 주민 신고…"감염 우려에 꼼짝도 못해"
SNS에 항의글 쓴 주민에 가계정 동원 '맘충' 비난도 "얘야, 오늘 우리 집에 오지 말아라. 아침부터 학생들이 촬영한다고 건물 앞에 진을 치고 있구나.
무서워서 슈퍼도 못 나가겠어."
지난 19일 오전 A씨는 영화 '기생충' 촬영지인 서울 마포구 '돼지슈퍼' 건물에 사는 시어머니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달려갔다.
A씨가 건물 앞에 도착해 보니 중앙대 연극영화과 학생 10여명이 건물 앞에 모여 몇 시간째 영화 촬영을 하고 있었다.
영화에 출연하는 학생들은 촬영 중 마스크를 벗기도 했다.
A씨는 22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논의되고 병상이 부족하다는 소식이 연일 전해지는 상황에서 동의도 구하지 않고 남의 집 앞에서 촬영해 위협을 느꼈다"고 말했다.
A씨의 시아버지는 암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데다 폐질환을 앓는 탓에 A씨 가족은 코로나19 우려가 유독 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건물 거주자가 대부분 60대 이상 노인들이어서 단체 촬영이 주민들에게 주는 위협감이 더 컸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학생들에게 다가가 수차례 "촬영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학생들은 "학교 과제 중이다.
곧 끝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오후 8시께까지 촬영이 중단되지 않자 A씨는 결국 학생들을 집합금지명령 위반으로 경찰에 신고해 현장에 경찰관들이 출동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후 A씨는 학생들의 촬영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러자 불만을 품은 일부 인스타그램 '가계정'들이 A씨를 향해 "너나 잘해라", "너 같은 사람이 '맘충'이다" 등 욕설이 담긴 메시지를 수십통 보냈다.
A씨는 "단지 일상생활에 위협을 느껴서 촬영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한 것인데 맘충이라고 비난받고 있다"며 "과제를 내줬다는 이유만으로 일상을 위협하는 행동을 자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당시 현장에 있던 학생들도 유감을 표명했다.
현장 책임자인 중앙대 영화학과 학생은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통해 "예민한 시기에 논란을 불러 사과드린다"며 "돼지슈퍼 사장님께 허락을 받았지만 윗층 주민분들께 허가를 받는 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이 출동한 것은 사실이지만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으니 확인차 인적 사항만 기록해두고 돌아갔다"며 "(A씨의)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가계정으로 댓글을 다는 행위는 멈춰 달라"고 요청했다.
중앙대는 학생들이 수행한 과제가 학교 측 요구사항이 아니었음을 밝히며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중앙대 관계자는 "해당 전공과목 교수는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기획·콘티만 제출하도록 했지만 학생들이 의욕을 가지고 영상까지 제작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전공관련 활동 때 방역수칙 준수·촬영 협조요청 등을 필수적으로 하도록 하고 촬영시간 단축 등을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SNS에 항의글 쓴 주민에 가계정 동원 '맘충' 비난도 "얘야, 오늘 우리 집에 오지 말아라. 아침부터 학생들이 촬영한다고 건물 앞에 진을 치고 있구나.
무서워서 슈퍼도 못 나가겠어."
지난 19일 오전 A씨는 영화 '기생충' 촬영지인 서울 마포구 '돼지슈퍼' 건물에 사는 시어머니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달려갔다.
A씨가 건물 앞에 도착해 보니 중앙대 연극영화과 학생 10여명이 건물 앞에 모여 몇 시간째 영화 촬영을 하고 있었다.
영화에 출연하는 학생들은 촬영 중 마스크를 벗기도 했다.
A씨는 22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논의되고 병상이 부족하다는 소식이 연일 전해지는 상황에서 동의도 구하지 않고 남의 집 앞에서 촬영해 위협을 느꼈다"고 말했다.
A씨의 시아버지는 암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데다 폐질환을 앓는 탓에 A씨 가족은 코로나19 우려가 유독 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건물 거주자가 대부분 60대 이상 노인들이어서 단체 촬영이 주민들에게 주는 위협감이 더 컸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학생들에게 다가가 수차례 "촬영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학생들은 "학교 과제 중이다.
곧 끝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오후 8시께까지 촬영이 중단되지 않자 A씨는 결국 학생들을 집합금지명령 위반으로 경찰에 신고해 현장에 경찰관들이 출동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후 A씨는 학생들의 촬영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러자 불만을 품은 일부 인스타그램 '가계정'들이 A씨를 향해 "너나 잘해라", "너 같은 사람이 '맘충'이다" 등 욕설이 담긴 메시지를 수십통 보냈다.
A씨는 "단지 일상생활에 위협을 느껴서 촬영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한 것인데 맘충이라고 비난받고 있다"며 "과제를 내줬다는 이유만으로 일상을 위협하는 행동을 자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당시 현장에 있던 학생들도 유감을 표명했다.
현장 책임자인 중앙대 영화학과 학생은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통해 "예민한 시기에 논란을 불러 사과드린다"며 "돼지슈퍼 사장님께 허락을 받았지만 윗층 주민분들께 허가를 받는 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이 출동한 것은 사실이지만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으니 확인차 인적 사항만 기록해두고 돌아갔다"며 "(A씨의)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가계정으로 댓글을 다는 행위는 멈춰 달라"고 요청했다.
중앙대는 학생들이 수행한 과제가 학교 측 요구사항이 아니었음을 밝히며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중앙대 관계자는 "해당 전공과목 교수는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기획·콘티만 제출하도록 했지만 학생들이 의욕을 가지고 영상까지 제작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전공관련 활동 때 방역수칙 준수·촬영 협조요청 등을 필수적으로 하도록 하고 촬영시간 단축 등을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