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대사증후군, 아내의 임신 손실과 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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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대사증후군이 아내의 임신 손실(pregnancy loss) 위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 ▲고혈압 ▲고혈당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 혈중수치 표준 이하 ▲중성지방 과다 등 5가지 중 3가지 이상이 해당하는 경우로 이런 사람들은 심혈관질환, 당뇨병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스탠퍼드(Stanford) 대학 의대 산부인과 전문의 마이클 아이젠버그 교수 연구팀은 남편이 대사증후군 5가지 증상 중 하나 이상을 지니고 있으면 아내가 자궁외 임신(ectopic pregnancy), 유산 또는 사산으로 임신을 잃을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19일 보도했다.
건강보험 급여가 청구된 95만8천804건의 임신에 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전체 임신 여성의 남편 중 4.6%가 45세 이상이었고 23.3%는 아내가 임신하기 전 대사증후군의 5가지 증상 중 한 가지 이상을 지니고 있었다.
이 중 78만5천809명은 생존 출산(live birth)을 했고 17만2천995명은 자궁외 임신, 유산, 사산으로 임신을 잃었다.
남편이 대사증후군의 5가지 증상 중 한 가지를 가졌을 때 임신한 아내가 자궁외 임신, 유산, 사산으로 임신을 잃을 위험은 대사증후군이 없는 남편을 둔 아내보다 10%, 두 가지를 가졌을 땐 15%, 3가지 이상을 가졌을 땐 19%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자궁외 임신이란 수정란이 나팔관, 자궁경부, 난소 등 자궁 이외의 부위에 착상하는 것으로 방치하면 착상 부위가 파열하면서 치명적인 내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일단 진단되면 임신 중절이 치료법이다.
전체적으로는 남편이 대사증후군이 없을 때 아내는 임신을 잃을 위험이 17%, 남편이 대사증후군 증상 한 가지를 가지고 있을 땐 21%, 남편이 대사증후군 증상 두 가지를 가지고 있을 땐 23%, 남편이 대사증후군 증상 3가지 이상을 가지고 있을 땐 2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편의 좋지 않은 건강 상태가 아내의 임신 손실 원인이라는 증거는 아니며 다만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또 임신 전 상담에서 남편의 건강 상태를 빠뜨려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임신 여성의 흡연, 연령, 건강, 체중, 남편의 흡연 등 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연구에서는 남편의 나이가 많을수록 아내의 임신 손실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남편의 건강 상태가 아내의 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메커니즘은 알 수 없지만, 남편의 좋지 않은 건강 상태와 생활 습관이 정자의 유전자 구성과 발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이 태반의 기능에 까지 파급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태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임신을 잃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인간생식·태생학학회(European Society of Human Reproduction and Embryology) 학술지 '인간 생식'(Human Reproduc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