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가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견제구가 이어졌다. 여권 인사들은 "변절자", "홍길동 후보" 등 원색적 표현을 쓰며 비판하고 나섰다.

우상호 "야당 간 합의도 없이 야권 단일후보라니…"

안철수 대표에 앞서 지난 13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거취를 18일 만에 바꾸는 것이 과연 정치인으로서 바람직한 모습일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의사가 없다고 밝힌 게 불과 18일 전"이라며 "몇 년 전 저는 안철수 대표를 가리켜 말 바꾸기가 '여의도 국보급'이라 한 적이 있는데, 말을 바꾸는 정치인들은 그나마 사과라도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출마 선언이 아닌 사과"라고 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범준기자 bjk07@hankyung.com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범준기자 bjk07@hankyung.com
이어 "어느 땐가부터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들이 서울시장을 정치적 정거장처럼 여기는 모습을 보인다. 명백히 서울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더군다나 야당 간 합의도 없이 불쑥 스스로를 가리켜 야권 단일후보라 지칭하는 것은 다른 야당들에 대한 모독이자 오만함"이라고 덧붙였다.

정청래 "안철수는 홍길동?…왜 국민의당 후보라 말 못 하나"

연일 '안철수 때리기'에 나선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안철수 대표를 '홍길동 후보'라고 했다. 그는 안철수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겠다고 말한 점을 거론하며 "아버지를 아버지라 말 못 하는 홍길동처럼 국민의당 후보라고 당당하게 말 못 하는 홍길동 후보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 대표로서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면서도 '당당하게 국민의당 후보로 싸워서 이기겠노라'고 말 못 하고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런 당 뭔 필요가 있냐"라면서 "안철수 대표의 출마 선언은 불출마 선언 같고 안철수 대표의 출마 선언이 아니라 홍길동의 출마 선언 같다"고 꼬집었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도 "서울시민은 변절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그래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수석대변인 시절 공동대표로 함께 일했던 인연이 있으니 마지막으로 충고한다. 헛꿈 꾸지 마시라"라고 썼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손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말다툼을 하자 권성동 의원이 말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손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말다툼을 하자 권성동 의원이 말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기홍 의원은 "그가 출마하면 중도 사퇴할 리가 없으니 민주당 입장에선 야권 분열을 노릴 수 있다만 그래도 우리 정치가 너무 희화화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진심으로 충고한다"며 "달리기를 하시든 다시 연구를 하시든, 정치는 그만하시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4월 보궐선거는 안철수가 이기는 선거가 아니라,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