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사망자 12명…고령·기저질환 확진자 많아 취약
위중증 환자 병상 부족…타 지역 병실 배정도 어려워

충북에서 노인요양원·병원을 중심으로 고령이나 기저질환을 가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연일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충북 요양시설 코로나19확산에 사망자 급증…엿새동안 9명 숨져
20일 충북도에 따르면 이날까지 도내에서 숨진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12명이다.

연령대는 80대 7명, 90대 2명, 50대 2명, 60대 1명 순이다.

지역별로는 제천 5명, 청주 3명, 괴산 2명, 충주·보은 각각 1명이다.

지난 8월 24일 보은에서 80대 확진자가 처음 숨진 이후 11월까지 사망자는 3명에 불과했으나 최근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엿새 동안 9명(사망 후 확진 3명 포함)이나 숨졌다.

이들 중 8명은 노인요양시설 입소자나 병원 입원 환자다.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위중증 상태로 악화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19일 오후 7시 35분께 충주의료원에서 숨진 80대 A씨는 제천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지난 8일 확진 판정을 받은 지 11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가 있던 노인요양원에서는 10명 넘게 확진자가 나왔고, 이 중 3명이 숨졌다.

같은 날 오후 5시 18분께 숨진 80대 B씨도 동일집단 격리 중인 제천의 모 요양병원 환자였다.

B씨는 지난 16일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가 사망 후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됐다.

그날 낮 12시 20분께 청주 참사랑노인요양원에서 숨진 80대 C씨는 확진 판정을 받고 나서 코로나19 전문 격리병원으로 이송하기 전 숨졌다.

충북 요양시설 코로나19확산에 사망자 급증…엿새동안 9명 숨져
이처럼 감염에 취약한 노인요양시설이나 병원 내 확진자 발생으로 중증 환자가 늘고 있지만, 이들을 치료할 병상이 만실에 가까워 사망자가 더 늘어날 우려가 커진다.

도내 확진자 중 위중증으로 분류된 환자는 현재 5명이다.

하지만 당장은 위중증이 아니더라도 고령의 기저질환자는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다.

도내 위중증 환자를 수용하는 충북대병원은 10실 24개 병상을 갖춘 가운데 현재 14명이 입원해 치료 중이다.

위중증 환자는 1실에서 혼자 치료받고 있어 추가로 환자를 받기는 어려운 처지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다른 시·도 병실 배정을 요청하고 있으나 충북과 사정이 비슷해 이 역시 여의치 않다는 게 충북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에 충북도는 고령의 기저질환 환자들의 상태가 악화할 때를 대비해 충북대병원 환자들이 퇴원하더라도 가급적 위중증이 아닐 경우 병상을 배정하지 않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정부가 국립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중증 환자 전담치료병상 추가 확보 방침을 세운 것 같은데, 충북대병원 병상이 늘어나면 사정이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