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 의대, 폐암 조직에서 '트림28' 발굴…"항암 유전자 분해"
자각 증상 없는 폐암 조기 진단할 바이오마커 찾았다
국내 연구진이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폐암을 조기에 진단할 바이오마커(질병의 진행 정도를 진단하는 생물학적 지표)를 찾아냈다.

한국연구재단은 울산대 의대 이창환 교수(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폐암을 진단하고 앞으로 5년 안의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단백질 '트림28'(TRIM28)을 발굴했다고 20일 밝혔다.

폐암은 국내 암 사망 원인 1위이지만, 초기에는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율이 20%에 불과한 실정이다.

혈액 내 존재하는 특정 단백질의 농도 차이를 이용해 폐암을 조기에 진단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폐암 조직에 대한 특이성과 민감성이 낮아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104명 폐암 환자의 폐암 조직과 정상 조직을 대상으로 한 단백질 프로파일링 분석에서 트림28 단백질의 발현량이 폐암 조직에서 확연히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트림28의 발현량을 인위적으로 증가시킨 세포모델과 동물모델에서 폐암의 증식과 전이를 확인했다.

반대로 트림28의 발현량을 감소시키자 폐암 발생이 줄어드는 모습이 확인됐다.

초고속 질량 분석기로 분석한 결과 트림28은 'RLIM' 단백질과 결합해 이 단백질을 분해하며, RLIM은 다시 'p53'을 분해하는 'MDM2'를 분해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림28에서 시작해 암을 억제하는 항암 유전자인 p53까지 이어지는 연쇄 분해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자각 증상 없는 폐암 조기 진단할 바이오마커 찾았다
또 폐암 환자 101명의 조직 샘플에서 트림28 발현량이 많고 RLIM 발현량이 적은 환자일수록 5년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창환 교수는 "폐암의 발병 기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신약 개발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임상 적용을 위한 연구를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세포 사멸과 분화'(Cell Death and Differentiation) 지난 17일 자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