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프랑스 3차 봉쇄설은 헛소문에 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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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제한조치 단계적 완화하니 4주째 감소세 정체국면
마크롱 대통령이 내건 '신규 확진 5천명' 목표도 요원 프랑스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열흘 앞두고 이동제한조치가 해제됐지만 머지않아 정부가 다시 봉쇄령을 내릴 계획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캠페인과 맞물려 2021년 3월 12일부터 3차 봉쇄를 한다는 내용의 11월 10일자 '가짜' 내무부 문서는 지난달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궜다.
프랑스 중앙은행인 방크드프랑스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는 이유로 정부의 추가 봉쇄 의지가 읽힌다는 주장도 있다.
가만히 앉아서 인터넷에 올라오는 각종 음모론을 읽다 보면 콧방귀를 뀔만한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그럼에도, 3차 봉쇄 가능성만큼은 마냥 터무니없지 않다는 인상이 지워지지 않는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1월 24일(현지시간) 대국민 담화에서 일일 코로나19 확진자가 5천명대로 떨어져야 이동제한을 해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월 30일부터 프랑스 전역에 도입한 두 번째 봉쇄조치를 11월 28일, 12월 15일, 내년 1월 20일 3단계에 걸쳐 완화하겠다는 정부의 구상을 소개하면서였다.
1단계는 비필수 상점 영업 허용, 2단계는 이동제한 해제 후 야간 통행금지 도입, 3단계는 식당·술집 영업 허용 등을 골자로 했는데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가는 선결 조건이 바로 '신규 확진 5천명'이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공언이 무색하게도 정부는 3주 뒤 여전히 하루에 1만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애초 계획대로 이동제한을 해제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동제한을 풀어주지 않았을 때 정부가 짊어져야 할 정치적 부담의 무게를 고려한 선택으로 짐작된다.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행을 금지했으나 프랑스에서 통금 조치가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점은 지난 가을 이미 확인됐다.
10월 17일부터 파리를 비롯한 9개 대도시에서 오후 9시∼익일 오전 6시에 이동을 제한해봤지만, 코로나19는 무서운 기세로 번져나갔고, 결국 다시 봉쇄를 부활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대가로 극장, 영화관, 박물관 등 문화시설 개장을 다음 달로 미루긴 했어도, 이 조치가 코로나19 확진자 숫자를 줄여준다는 보장은 없다.
장 카스텍스 총리는 12월 10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평균 5천명 수준으로 내려간다면 이동 제한이나 다른 억제조치에 의존하지 않고 바이러스의 사슬을 추적해 끊어낼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를 달리 표현하자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계속해서 5천명 이상 발생한다면 억제 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었을 때 프랑스는 하루에 8만6천852명(11월 7일)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보고했다.
전산 오류로 과거 누락된 자료가 합산된 수치라는 정부의 설명을 고려하더라도 놀라운 규모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코로나19 확진자는 정부가 이동제한조치를 도입하면서 확산세가 꺾였다.
하지만 통제의 나사를 풀자 감소세도 정체에 빠졌다.
프랑스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월 21일 1만명대에 접어들었고 4주째 1만명대 아래로 내려가는 날들을 좀처럼 찾을 수 없다.
정부에 코로나19 정책을 조언하는 장프랑수아 델프레시 과학자문위원장은 프랑스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규모가 1만∼1만5천명 선에서 줄지 않는 이유를 제한 조치 완화에서 찾았다.
델프레시 위원장은 "프랑스인들이 보건 수칙을 잘 지킨다고 해도 조치를 완화하면 이동이 많아질 것이고 그러면 감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조만간 시작한다 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코로나19 통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델프레시 위원장을 비롯한 여러 전문가의 견해는 프랑스 정부에 또 다른 과제를 안겨준다.
백신이 만능열쇠가 아니라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3차 유행을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3차 봉쇄설을 그저 음모론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게 아니라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득할만한 구체적인 무언가를 내놓는 게 필요한 시점이지 않을까.
마크롱 대통령도 1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에 들어갔다.
프랑스의 누적 확진자는 240만명을 넘어섰고, 누적 사망자는 6만명에 육박한다.
/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이 내건 '신규 확진 5천명' 목표도 요원 프랑스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열흘 앞두고 이동제한조치가 해제됐지만 머지않아 정부가 다시 봉쇄령을 내릴 계획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캠페인과 맞물려 2021년 3월 12일부터 3차 봉쇄를 한다는 내용의 11월 10일자 '가짜' 내무부 문서는 지난달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궜다.
프랑스 중앙은행인 방크드프랑스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는 이유로 정부의 추가 봉쇄 의지가 읽힌다는 주장도 있다.
가만히 앉아서 인터넷에 올라오는 각종 음모론을 읽다 보면 콧방귀를 뀔만한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그럼에도, 3차 봉쇄 가능성만큼은 마냥 터무니없지 않다는 인상이 지워지지 않는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1월 24일(현지시간) 대국민 담화에서 일일 코로나19 확진자가 5천명대로 떨어져야 이동제한을 해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월 30일부터 프랑스 전역에 도입한 두 번째 봉쇄조치를 11월 28일, 12월 15일, 내년 1월 20일 3단계에 걸쳐 완화하겠다는 정부의 구상을 소개하면서였다.
1단계는 비필수 상점 영업 허용, 2단계는 이동제한 해제 후 야간 통행금지 도입, 3단계는 식당·술집 영업 허용 등을 골자로 했는데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가는 선결 조건이 바로 '신규 확진 5천명'이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공언이 무색하게도 정부는 3주 뒤 여전히 하루에 1만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애초 계획대로 이동제한을 해제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동제한을 풀어주지 않았을 때 정부가 짊어져야 할 정치적 부담의 무게를 고려한 선택으로 짐작된다.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행을 금지했으나 프랑스에서 통금 조치가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점은 지난 가을 이미 확인됐다.
10월 17일부터 파리를 비롯한 9개 대도시에서 오후 9시∼익일 오전 6시에 이동을 제한해봤지만, 코로나19는 무서운 기세로 번져나갔고, 결국 다시 봉쇄를 부활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대가로 극장, 영화관, 박물관 등 문화시설 개장을 다음 달로 미루긴 했어도, 이 조치가 코로나19 확진자 숫자를 줄여준다는 보장은 없다.
장 카스텍스 총리는 12월 10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평균 5천명 수준으로 내려간다면 이동 제한이나 다른 억제조치에 의존하지 않고 바이러스의 사슬을 추적해 끊어낼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를 달리 표현하자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계속해서 5천명 이상 발생한다면 억제 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었을 때 프랑스는 하루에 8만6천852명(11월 7일)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보고했다.
전산 오류로 과거 누락된 자료가 합산된 수치라는 정부의 설명을 고려하더라도 놀라운 규모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코로나19 확진자는 정부가 이동제한조치를 도입하면서 확산세가 꺾였다.
하지만 통제의 나사를 풀자 감소세도 정체에 빠졌다.
프랑스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월 21일 1만명대에 접어들었고 4주째 1만명대 아래로 내려가는 날들을 좀처럼 찾을 수 없다.
정부에 코로나19 정책을 조언하는 장프랑수아 델프레시 과학자문위원장은 프랑스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규모가 1만∼1만5천명 선에서 줄지 않는 이유를 제한 조치 완화에서 찾았다.
델프레시 위원장은 "프랑스인들이 보건 수칙을 잘 지킨다고 해도 조치를 완화하면 이동이 많아질 것이고 그러면 감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조만간 시작한다 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코로나19 통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델프레시 위원장을 비롯한 여러 전문가의 견해는 프랑스 정부에 또 다른 과제를 안겨준다.
백신이 만능열쇠가 아니라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3차 유행을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3차 봉쇄설을 그저 음모론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게 아니라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득할만한 구체적인 무언가를 내놓는 게 필요한 시점이지 않을까.
마크롱 대통령도 1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에 들어갔다.
프랑스의 누적 확진자는 240만명을 넘어섰고, 누적 사망자는 6만명에 육박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