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에 상인들 벼랑 끝 몰려
캐럴 사라진 대구 중심가…임대·할인 광고만 가득
해마다 이맘때 인파로 가득 차던 대구 도심 거리 동성로에는 16일 칼바람이 몰아쳤다.

오후 4시께 찾은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중앙광장은 구세군 냄비만 간혹 오가는 이를 반겼다.

대형의류 매장에는 너나없이 반값 할인 광고가 붙어있고, 임대 문의를 알리는 텅 빈 가게 자리도 쉽게 눈에 띄었다.

"오늘 지금까지 개시조차 못 해."
유명 스포츠용품을 취급하는 한 가게 사장은 경기가 어떠냐는 물음에 막막한 심정을 전했다.

대형 화장품 가게가 있던 자리에 '폐업 정리' 현수막을 걸고 옷을 팔던 한 상인은 "몇 년째 동성로에서 장사를 했지만 이렇게 힘든 건 처음"이라며 보증금 부담으로 "지난 9월부터 이렇게 깔세(보증금 없이 월세 선납)로 재고정리를 한다"고 토로했다.

동성로 상점들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1차 대유행하던 지난 2월 한 달 가까이 문을 닫았다.

이후 6월 들어 대구지역 확산세가 줄어들면서 동성로가 잠시 활기를 되찾았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다시 불황보다 더한 코로나19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캐럴 사라진 대구 중심가…임대·할인 광고만 가득
"더는 빚낼 곳도 없어요.

벼랑 끝이에요.

"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로 인기를 끌던 한 카페 매니저는 최근 분위기를 이렇게 알렸다.

그는 "배달로 해서 장사하라고 누군가는 말하는데 배달 준비에도 배달업체를 구하고 광고를 하는 등 또 수백만 원의 추가 경비가 들어간다"며 "이미 수익 없이 빚내서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배달 준비도 부담이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동성로 상인들의 타격은 심각하다.

중구청 등에 따르면 동성로 상인들의 최근 한 달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30% 이상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빈자리가 없던 주변 지하상가는 현재 공실률이 20% 가까이 치솟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