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지성 중 한 명인 조지 오웰의 산문과 소설 대표작을 한 권으로 읽는다.

민음사와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가 공동 기획한 '디 에센셜' 시리즈 첫 편으로 출간된 '디 에센셜 조지 오웰'은 대표 소설 '1984'와 에세이 일곱 편을 한 데 엮은 책이다.

'정수'라는 책 제목처럼 오웰 작품 세계의 핵심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셈이다.

오웰의 대표 소설이 '1984'이냐, 아니면 '동물농장'이냐를 놓고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 많이 거론된 작품이 '1984'라는 점이 작용했다고 한다.

오웰의 에세이와 대표소설을 한 권으로 읽는다
'빅 브러더'가 '사고 경찰'을 통해 다수 대중을 통제한다는 내용의 '1984'는 팬데믹으로 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통제하는 경향이 강화되는 현 시국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고전 중 하나다.

'사피엔스'로 유명한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최근 코로나 팬데믹으로 '빅 브러더'가 등장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영미권의 주요 보수 언론들 역시 '빅 브러더'의 등장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오웰의 혜안에 감탄하고 있다.

오웰은 '1984'를 통해 질병과 전쟁 같은 재앙 속에서 시민들이 스스로 '자유'를 '안전'보다 하위 가치로 놓을 때 '감시 사회'가 시작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사회주의자에서 자유주의자로 변모해가는 오웰의 철학이 그대로 드러나는 에세이들은 세계 문학사에서 산문 글쓰기의 범전으로 평가받는다.

많은 프로페셔널 작가들이 오웰 산문의 탁월함을 찬양하기도 했다.

대문호 오웰이 왜 글을 쓰는지를 밝힌 창작론 '나는 왜 쓰는가'를 비롯해 '사회주의자는 행복할 수 있는가?', '작가와 리바이어던', 문학을 지키는 예방책' 등이 포함됐다.

에세이 '교수형', '코끼리를 쏘다', 정치와 영어'는 강문순 한남대 영어교육과 교수의 새로운 번역으로 실었다.

소설 '1984'는 정회성의 번역이다.

팬데믹이 몰고 온 재난 속에서 "감시 사회가 현실이 되도록 놔두지 말라. 그것은 당신에게 달렸다"(Don't let it happen. It depends on you)는 오웰의 말을 떠올리며 책장을 넘겨보자. 668쪽. 1만8천 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