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첨단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핵심 근거지로 이름을 떨쳐온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를 떠나는 기업들이 올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이탈 기업의 상당수가 텍사스주 오스틴의 '실리콘 힐스'로 이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 CNN비즈니스는 IT기업들의 오스틴 이전은 아주 새롭지도 않은 현상이라며 오스틴의 IT 허브인 실리콘 힐스에는 이미 컴퓨터 회사인 델, 반도체 업체인 AMD 등이 자리 잡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스틴상공회의소에 따르면 IT 업체를 중심으로 올해 들어 11월까지 39개사가 오스틴으로 이전해왔다.

오스틴을 새 근거지로 삼을 기업들의 명단은 더욱 늘고 있다.

우선 실리콘밸리의 상징인 휴렛팩커드에서 분사한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가 이번주 본사를 새너제이에서 텍사스로 옮긴다.

실리콘밸리의 기원 중 하나로는 빌 휴렛과 데이비드 패커드가 주차장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한 1938년이 꼽히는 만큼 HPE의 이번 본사 이전은 첨단 산업의 요람인 실리콘밸리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또다른 '터줏대감'인 오라클도 본사를 오스틴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벤처캐피탈 회사인 8VC도 실리콘밸리에서 오스틴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지난달 밝혔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오스틴 외곽에서 공장을 짓고 있으며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오랫동안 살던 로스앤젤레스(LA)를 최근 떠나 텍사스로 이사했다.

클라우드 업체 드롭박스의 CEO 드류 휴스턴도 오스틴에 거처를 마련했다.

CNN비즈니스는 최근 IT 업체와 기업인들의 실리콘밸리 이탈을 '테크 엑소더스'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실리콘밸리의 비싼 부동산 가격, 높은 개인 소득세율 등 요인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확산된 재택근무 경험도 엑소더스를 가능하게 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코로나에 흔들린 실리콘밸리…실리콘힐스에 주도권 넘기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