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생 성적에 가구소득·사교육비 영향력↑…대응책 필요"
가구소득과 사교육비 등 경제적 요인이 학생들의 중·고등학교 성적, 진학 고등학교 등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서울교육대학교 김성식 교수의 '고등학교 진학 과정에 나타난 가정 배경에 따른 교육격차 양상의 변화: 2005∼2009년과 2015∼2019년의 비교' 논문을 보면 2005∼2009년과 2015∼2019년 각 시기 중1부터 고2의 중학교 성취 수준, 고등학교 진학, 고등학교 성취 수준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논문에서 학업 성취는 고등학교의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표준점수와 전국연합 학력평가 등급을, 중학교의 경우 자체 평가한 학업성취도 점수를 사용해 측정됐다.

고등학교 진학은 일반고, 특목고·자사고, 직업계열 및 기타 등 3개 범주로 구분해 사용됐다.

◇ "10년 새 사교육비 많이 투입될수록 특목고·자사고 진학 가능성 커져"
중1 학생들을 대상으로 중학교 학업성취도를 분석한 결과 2005년에 비해 2015년에는 가구소득, 수업 태도의 영향력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사이 가구소득이 높고 수업 태도가 좋을수록 학생 성적이 우수한 경향이 강해졌다는 뜻이다.

고등학교 진학 측면을 보면, 2005년에는 중학교 학업성취 수준만이 학생들의 특목고·자사고 진학 가능성을 높여주는 변수로 분석됐다.

그러나 2015년에는 사교육비와 중학교 학업성취 수준이 특목고·자사고 진학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교육비가 많이 투입될수록, 중학교 성적이 뛰어날수록 특목고·자사고에 진학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10년 동안 특목고·자사고 진학이 사교육비, 중학교 성취 수준과 좀 더 밀접하게 관련성을 갖게 됐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 2005년 고교 성적에 가구소득 영향 없어→2015년 소득 높을수록 성적 뛰어나
고등학교 학업성취도를 비교해보면 2005년에는 사교육비가 많이 투입될수록, 부모 학력이 높을수록, 수업 태도가 좋을수록 학생들의 성적이 높게 나타났고, 가구소득의 영향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2015년에는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학생의 성적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고, 사교육비와 고등학교 학업성취도 간 연관성도 2005년보다 더욱 강해졌다.

김 교수는 특목고·자사고에 진학한 학생들은 중학교 성취 수준이 동일한 일반고 진학 학생들보다 고등학교 단계의 학업 성취 수준이 높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특목고·자사고가 고등학교 학업 성취에 유리한 면이 있다는 것은 이 유형의 학교 진학에 가구소득과 사교육비 영향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점과 결부하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특목고·자사고가 주는 긍정적 효과가 사회경제 배경에 의한 학력 격차와는 다른 차원의 교육 불평등을 강화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이어지는 중등교육 단계는 사회 지위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학 진학을 앞두고 교육 격차가 확대되는 시기"라며 "중학교와 고등학교 단계에서 교육격차, 불평등 확대에 대응할 방안이 반드시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