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코로나19 확산세, 올겨울 내 안 잡혀…2000명 넘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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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적 3단계 격상 필요", "2.5단계도 희생 커,검사건수 대폭 늘려야"
"의료진, 이미 번아웃 시기도 지나…일반 수술 줄여 중환자 병상 확보 방법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면서 12일 신규 확진자 수가 900명대 중반까지 치솟은 가운데 올겨울 내로는 지금의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정부의 연이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조치에도 감염 재생산지수가 1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 유행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는 데다 병상과 의료진 등 전반적인 의료체계의 여력도 이미 한계에 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선제적으로 거리두기 단계를 최고 수준인 3단계로 올리는 '초강수'를 두거나 아니면 현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되 진단 검사 건수를 대폭 늘려 '무증상 감염자'를 신속히 찾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 등 전문가 3명의 상황진단과 전망, 그리고 제언을 정리한 것이다. ◇ 기모란 교수 "하루 2천명 넘게 나올 수도…진단검사 대폭 늘려 감염고리 끊어야"
올겨울 내로 현재의 확산세를 잡긴 힘들다.
모델링 결과를 보면 확진자 수는 2천명 넘게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검사 건수를 늘려서 자신도 모르게 감염된 사람들의 감염 고리를 끊지 않으면 확산세를 잡을 수 없다.
자택에서 기다리다 사망하는 환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
물론 중증도에 따라 위험군은 먼저 입원하고, 비교적 경증 환자들이 대기하기 때문에 사망까지 가는 상황은 드물겠지만,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질환으로 인한 중환자들이 병원이나 응급실을 찾을 때 어려움이 생긴다.
지금은 병상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발생 환자 수를 줄여야 할 때다.
정부는 경찰병원이나 보훈병원 등 국립병원을 활용하면서 군 지원도 받겠지만, 기본적으로 환자 수를 줄이지 않으면 병실을 늘린다고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
확실한 방법은 빠른 검사뿐이다.
오늘도 양성률(검사 건수 대비 확진 건수)이 3%에 달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1% 아래로 유지해왔는데, 지난 주말엔 미국 수준인 4∼5%까지 올라갔었다.
1%대를 계속 유지하려면 검사 건수를 3배 늘려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거리두기 격상은 경제적으로 가장 돈이 많이 드는 방법이다.
지금 2.5단계도 이미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국민의 희생을 감내하는 상황이다.
지금도 지인모임을 하거나 문을 열고 영업하는 곳(다중이용시설)을 찾아가는 경우 등 거리두기 지침을 피해 가는 사례가 많다.
◇ 최원석 교수 "올겨울 내 해결 어려워…병상만큼 의료인력 수급 문제도 심각"
이미 코로나19 추세가 통제 가능한 수준을 넘어 버린 상황이다.
정부가 거리두기 상향 조치를 시행한 이후 감염 재생산지수가 1.5에서 1.23 수준으로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1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유행 규모는 계속 커진다.
하루 신규 확진자를 200명대 안쪽으로 줄이겠다는 정부의 목표가 아마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대 지점일 텐데 그것조차 올겨울 안에는 쉽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의료진, 그중에서도 간호 인력이다.
이미 번아웃 상태라고 말할 수 있는 시기도 지나서 남은 힘이 있을까 우려된다.
대구·경북 상황과는 달리 이미 의료진들이 긴 시간을 버틴데다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지원도 어렵다.
전담 병원을 만든다고 해도 그곳에 있는 의료진만으로는 부족해 추가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
그러나 민간 병원들이 간호 인력을 여유 있게 뽑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어느 한 곳에서) 인력이 빠지면서 다른 의료체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 불가능한 구조다.
특히 중환자를 볼 수 있는 의료진은 대학병원에서도 많지 않기 때문에 다수의 인력을 장시간 차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환자가 급증하다 보면 중증도와 고위험군 여부와 상관없이 환자가 자택에서 대기하는 상황도 나타날 수 있다.
보통 코로나19 증상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악화하는 경우가 있는 데다 증상이 나타난 지 한참 뒤에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어서 '홈케어'가 잘 운영돼야 한다.
환자 본인도 열이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흉통 등 증상이 나빠지면 우선 병상을 배정받을 수 있도록 의료진에게 서둘러 이를 알려야 한다.
관리하는 보건소에서도 매일 한 번은 확인하고 가족 등 주변 분들도 쉽지는 않겠지만 가능한 한 환자 상태를 잘 살펴봐야 한다. ◇ 김동현 교수 "3단계 선제 격상 필요…현 추세론 병상확보 불가능할 수도"
확산세가 언제 잡힐지 장담하기 어렵다.
당분간 백신이 도입되기 전까지는 올겨울 내로는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 것 같다.
지금의 거리두기 수준으로는 안 되고, 3단계로 올려야 한다.
물론 현재 격상 기준에 도달하진 않았지만, 지금까지는 격상 기준을 충족한 후에도 주저하다가 계속 한 박자씩 늦는 조치가 이뤄졌다.
지금 추세가 계속되면 선제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거리두기 단계를 한번 올릴 땐 빨리 올리되 내릴 땐 천천히 내려야 한다.
특히 병상을 빨리 확충해야 한다.
급한 대로 상급·종합병원과 최대한 협조해서 병상을 확보하고 응급 수술이 아닌 (일반) 수술은 연기를 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보통 수술 환자들이 중환자실을 거쳐서 나오기 때문에 급하지 않은 수술만 조금 줄여도 중환자 병상 확보에 도움이 된다.
다만 현 추세가 계속되면 병상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도 넘길 수 있는데 지금부터 서둘러 준비하면 2주 내로 병원 자체를 코로나19 거점 병원으로 만드는 방안도 가능할 수 있다.
문제는 지원 인력인데 인근 대학병원들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
방역당국은 공공의료원이 병상 등 공간을 지원하고 종합병원은 숙련된 간호 인력이나 전문 치료가 가능한 임상 인력을 지원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연합뉴스
"의료진, 이미 번아웃 시기도 지나…일반 수술 줄여 중환자 병상 확보 방법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면서 12일 신규 확진자 수가 900명대 중반까지 치솟은 가운데 올겨울 내로는 지금의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정부의 연이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조치에도 감염 재생산지수가 1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 유행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는 데다 병상과 의료진 등 전반적인 의료체계의 여력도 이미 한계에 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선제적으로 거리두기 단계를 최고 수준인 3단계로 올리는 '초강수'를 두거나 아니면 현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되 진단 검사 건수를 대폭 늘려 '무증상 감염자'를 신속히 찾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 등 전문가 3명의 상황진단과 전망, 그리고 제언을 정리한 것이다. ◇ 기모란 교수 "하루 2천명 넘게 나올 수도…진단검사 대폭 늘려 감염고리 끊어야"
올겨울 내로 현재의 확산세를 잡긴 힘들다.
모델링 결과를 보면 확진자 수는 2천명 넘게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검사 건수를 늘려서 자신도 모르게 감염된 사람들의 감염 고리를 끊지 않으면 확산세를 잡을 수 없다.
자택에서 기다리다 사망하는 환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
물론 중증도에 따라 위험군은 먼저 입원하고, 비교적 경증 환자들이 대기하기 때문에 사망까지 가는 상황은 드물겠지만,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질환으로 인한 중환자들이 병원이나 응급실을 찾을 때 어려움이 생긴다.
지금은 병상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발생 환자 수를 줄여야 할 때다.
정부는 경찰병원이나 보훈병원 등 국립병원을 활용하면서 군 지원도 받겠지만, 기본적으로 환자 수를 줄이지 않으면 병실을 늘린다고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
확실한 방법은 빠른 검사뿐이다.
오늘도 양성률(검사 건수 대비 확진 건수)이 3%에 달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1% 아래로 유지해왔는데, 지난 주말엔 미국 수준인 4∼5%까지 올라갔었다.
1%대를 계속 유지하려면 검사 건수를 3배 늘려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거리두기 격상은 경제적으로 가장 돈이 많이 드는 방법이다.
지금 2.5단계도 이미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국민의 희생을 감내하는 상황이다.
지금도 지인모임을 하거나 문을 열고 영업하는 곳(다중이용시설)을 찾아가는 경우 등 거리두기 지침을 피해 가는 사례가 많다.
◇ 최원석 교수 "올겨울 내 해결 어려워…병상만큼 의료인력 수급 문제도 심각"
이미 코로나19 추세가 통제 가능한 수준을 넘어 버린 상황이다.
정부가 거리두기 상향 조치를 시행한 이후 감염 재생산지수가 1.5에서 1.23 수준으로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1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유행 규모는 계속 커진다.
하루 신규 확진자를 200명대 안쪽으로 줄이겠다는 정부의 목표가 아마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대 지점일 텐데 그것조차 올겨울 안에는 쉽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의료진, 그중에서도 간호 인력이다.
이미 번아웃 상태라고 말할 수 있는 시기도 지나서 남은 힘이 있을까 우려된다.
대구·경북 상황과는 달리 이미 의료진들이 긴 시간을 버틴데다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지원도 어렵다.
전담 병원을 만든다고 해도 그곳에 있는 의료진만으로는 부족해 추가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
그러나 민간 병원들이 간호 인력을 여유 있게 뽑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어느 한 곳에서) 인력이 빠지면서 다른 의료체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 불가능한 구조다.
특히 중환자를 볼 수 있는 의료진은 대학병원에서도 많지 않기 때문에 다수의 인력을 장시간 차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환자가 급증하다 보면 중증도와 고위험군 여부와 상관없이 환자가 자택에서 대기하는 상황도 나타날 수 있다.
보통 코로나19 증상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악화하는 경우가 있는 데다 증상이 나타난 지 한참 뒤에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어서 '홈케어'가 잘 운영돼야 한다.
환자 본인도 열이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흉통 등 증상이 나빠지면 우선 병상을 배정받을 수 있도록 의료진에게 서둘러 이를 알려야 한다.
관리하는 보건소에서도 매일 한 번은 확인하고 가족 등 주변 분들도 쉽지는 않겠지만 가능한 한 환자 상태를 잘 살펴봐야 한다. ◇ 김동현 교수 "3단계 선제 격상 필요…현 추세론 병상확보 불가능할 수도"
확산세가 언제 잡힐지 장담하기 어렵다.
당분간 백신이 도입되기 전까지는 올겨울 내로는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 것 같다.
지금의 거리두기 수준으로는 안 되고, 3단계로 올려야 한다.
물론 현재 격상 기준에 도달하진 않았지만, 지금까지는 격상 기준을 충족한 후에도 주저하다가 계속 한 박자씩 늦는 조치가 이뤄졌다.
지금 추세가 계속되면 선제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거리두기 단계를 한번 올릴 땐 빨리 올리되 내릴 땐 천천히 내려야 한다.
특히 병상을 빨리 확충해야 한다.
급한 대로 상급·종합병원과 최대한 협조해서 병상을 확보하고 응급 수술이 아닌 (일반) 수술은 연기를 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보통 수술 환자들이 중환자실을 거쳐서 나오기 때문에 급하지 않은 수술만 조금 줄여도 중환자 병상 확보에 도움이 된다.
다만 현 추세가 계속되면 병상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도 넘길 수 있는데 지금부터 서둘러 준비하면 2주 내로 병원 자체를 코로나19 거점 병원으로 만드는 방안도 가능할 수 있다.
문제는 지원 인력인데 인근 대학병원들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
방역당국은 공공의료원이 병상 등 공간을 지원하고 종합병원은 숙련된 간호 인력이나 전문 치료가 가능한 임상 인력을 지원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