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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산 태백향토문화연구소장(71)은 지난 9일 검룡소 스토리텔링 광장 바닥에 쓰여 있는 검룡소 전설 설명문을 보고 기가 막혔다.
그를 어처구니없게 만든 내용은 '검룡은 용이 되지 못하고 물속에 사는 이무기를 뜻한다'는 부분이었다.
김 소장은 "검룡소의 검(儉) 자는 단군왕검의 검 자이다"며 "고조선 시대 정치적 통치자를 뜻하는 왕검의 검은 신(神)의 뜻을 내포한다"고 말했다.
즉 검룡은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가 아닌 '신룡'(神龍·신비하고 성스러운 용)을 뜻한다는 것이다.
그는 1984년 검룡소를 처음 발견한 당사자이고, 검룡소(儉龍沼)라는 이름도 그의 작품이다.
김 소장은 "검룡소 입구에 조형물을 왜 세우는지 의문이 들어 그동안 한 번도 둘러보지 않았으나, 최근 인근에 지리생태원 조성사업이 완공됐다는 소식에 처음으로 광장을 찾았다"며 "정말 화가 치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룡소 스토리텔링 광장은 태백시가 한강 발원지인 검룡소의 문화적 가치를 살려 발원지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2013년 조성했다.
총사업비 5억3천만원을 투입했고, 상징조형물과 광장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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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검룡소 첫물 지리생태원을 둘러본 그는 "검룡소는 민족의 젖줄인 한강이 시작되는 곳인데 지리생태원을 관통하는 개울에 물도 흐르지 않는다"고 탄식하기도 했다.
그는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십억원의 혈세를 들여 지역의 문화자원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면서 지역문화인의 의견도 듣지 않는 태백시의 처사가 가엽고 딱하다"며 "모르는 것은 잘못이 아니지만, 잘못을 알고도 고치지 않는 것은 죄악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2003·2007·2010년 세 차례에 걸쳐 태백문화원장을 지냈다.
태백시는 10일 "김 소장 주장의 사실 여부는 고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