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제주흑우연구센터, 유전자·영양학 연구 결과 국제 학술지에 게재
박세필 교수 "제주흑우 정체성·영양학적 우수성 증명, 산업화 추진"

제주흑우가 일반 한우, 일본 와규와는 다른 독특한 유전학적 특성을 지녔으며 영양학적은 물론 감칠맛도 다른 품종에 비해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제주흑우가 일본 와규보다 맛있다…유전적 우수성 과학적 입증
농식품기술융합창의인재양성사업 축산물 고품질 생산관리 기술개발 연구센터의 '제주흑우 대량 증식 및 산업화' 과제 연구책임자인 제주대학교 박세필 교수는 10일 제주대 공동실험실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제주흑우의 고유성과 우수성을 처음 과학적으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가 이끄는 제주대 제주흑우연구센터는 유전체 정보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한우와 국내산 젖소뿐 아니라 일본 와규, 서양의 주요 상업적 소품종과의 비교 분석을 통한 제주 흑우의 유전적 특성을 규명하는 연구를 추진했다.

그 결과 제주흑우가 한우는 물론 털 색이 비슷한 일본 와규와도 다른 유전적 특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흑우가 유전학적으로 제주에서만 서식해온 차별화된 특성이 있는 한우의 한 품종임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나라의 주요 제사 때 제향품으로 귀한 대접을 받던 제주흑우는 일제강점기 수탈과 민족문화 말살 정책으로 본의 아니게 '일본 소'로 오인돼 왔다.

박 교수는 "제주흑우는 육지와 멀리 떨어진 제주도 환경에 적응하면서 다른 품종들과 다른 독특한 유전적 특성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제주흑우의 정체성이 확립돼 그동안 일본 와규를 포함한 다른 품종과 역사적, 기원적으로 혼란이 있던 부분을 바로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주흑우연구센터는 아울러 제주흑우와 한우, 와규의 아미노산과 지방산 비교 분석을 통해 제주 흑우의 영양학적 우수성을 규명하기도 했다.

제주흑우가 일본 와규보다 맛있다…유전적 우수성 과학적 입증
박 교수는 "제주흑우는 혈액 내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불포화지방산과 면역력 강화를 돕는 아미노산인 글루타민 함량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또한 감칠맛과 풍미를 증진하는 기능성물질인 올레산(Oleic acid) 함량도 다른 품종보다 높았다"고 말했다.

실제 연구 결과를 보면 제주흑우의 불포화지방산 함량 62.23%로, 일본 와규 57.30%보다 4.93%포인트 높았다.

한우 54.75%보다는 7.48%포인트 높았다.

글루타민 함량은 흑우가 29.67%로, 와규 25.76%보다 3.91%포인트 높았다.

한우(18.73%)보다는 무려 10.94%포인트나 높았다.

올레인산 함량은 흑우(55.1%)가 와규(49.9%)와 한우(48.5%)보다 각각 5.2%포인트, 6.6%포인트 높았다.

이 두 가지 연구 결과는 최근 관련 분야 국제 학술 저널에 논문으로 각각 게재됐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로 제주흑우의 정체성과 영양학적 우수성이 증명됐다"며 "이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제주 흑우만의 고유혈통을 유지하면서 대량 증식과 산업화 시스템을 구축해 제주도 지역 사회의 수익증대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아울러 "관련 농식품기술융합창의인재양성을 통해 국가산업 발전에도 보탬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제주흑우는 고려와 조선 시대 삼명일(임금 생일, 정월 초하루, 동지)에 정규 진상품이었으며, 나라의 주요 제사 때 제향품으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한우에서 제외됐고, 1980년에는 육량 위주의 소 산업 정책으로 몸집이 작고 육량이 적은 제주흑우는 도태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2004년 국제식량농업기구(FAO) 한우 품종의 계통으로 한우, 칡소, 내륙 흑우, 백우와 함께 공식 등록돼 명맥을 유지하게 됐으며 2013년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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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