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식 가능 영역'에 있지만 항성플레어에 고스란히 노출
전파폭발 신호로 우주기상 파악…우리은하 항성 70% '탈락'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켄타우리'는 지구에서 약 4.2광년 떨어져 있다.

최근 이곳에서 지구와 비슷한 암석형 외계행성이 두 개 발견되고 그중 프록시마 b 행성은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생명체 서식 가능 영역'(habitable zone)에 있어 기대를 모아왔다.

그러나 우주기상 여건상 이 행성에서 생명체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은 작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록시마 켄타우리가 온도가 낮고 크기가 작은 적색왜성이라 서식 가능 영역이 태양계 내 수성보다도 훨씬 더 별 가까이에 형성돼 있는데, 이런 곳에서는 행성이 돌발적으로 다량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항성플레어의 위험한 이온 방사에 고스란히 노출돼 생명체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호주 시드니대학교에 따르면 이런 결과는 이 대학 물리학과 교수 타라 머피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36개의 접시안테나로 구성된 전파망원경인 '호주 스퀘어 킬로미터 어레이 패스파인더'(ASKAP)와 광학망원경 등으로 프록시마 켄타우리를 관측해 얻은 것으로, 국제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최신호를 통해 발표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태양이 아닌 다른 항성에서의 플레어 현상과 전파폭발의 밀접한 관계를 처음으로 분명하게 보여줬으며, 이는 멀리 있는 별의 전파 신호를 이용해 우주기상을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됐다.

논문 제1 저자인 '시드니 천문학 연구소' 박사과정 연구원 앤드루 지크는 "우리가 관측한 항성플레어와 수신된 전파신호가 연관되지 않았을 확률은 12만8천분의 1도 훨씬 안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우리 은하에서 가장 흔한 별인 적색왜성이 우리가 아는 것과 달리 생명체를 찾기에 적합한 곳이 아니라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라 좋은 소식이 아닐 수도 있다"고 했다.

프록시마 켄타우리와 같은 M형 적색왜성이 우리은하 내 별의 약 70%를 차지하는데, 이런 별에서는 생명체 서식 가능 영역 안에 지구와 비슷한 암석형 행성이 있다고 해도 항성플레어와 코로나질량방출(CME)에 고스란히 노출돼 생명체가 살 수 없다는 의미를 갖고있다는 것이다.

태양도 태양플레어와 CME를 통해 고에너지를 가진 이온 입자를 방출하지만 생명체 서식 가능 영역이 상대적으로 별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지구는 강력한 자기장까지 보호막으로 갖고 있어 생명체가 유지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우리은하 내 태양과 비슷한 항성 중 절반가량이 지구와 비슷한 행성을 갖고있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와있지만 이런 항성은 전체의 7%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프록시마 켄타우리 주변 행성들이 대기가 파괴돼 강한 X선과 자외선 복사에 노출됐을 수 있지만 행성을 보호해 줄 자기장이 존재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크 연구원은 지금까지 약 4천여 개의 외계행성이 발견됐지만 자기장이 관측된 적은 없다면서 "설사 자기장이 있다고 해도 M형 왜성에 근접한 생명체 서식 가능 영역을 고려하면 보호막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