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의 주중 미국 대사 대리 초치 이어 전인대 나서 보복 천명
중국 전인대 "홍콩 문제 개입한 미국 인사에 동등 제재"
중국의 최고입법기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미국의 제재에 반발해 홍콩 문제에 개입한 미국 인사들에게 동등한 제재를 하겠다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

9일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전인대 상무위원회 대변인은 미국이 지난 7일(현지시간) 홍콩 야당 의원 자격 박탈과 관련해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14명을 무더기로 제재 명단에 올린 것에 대한 담화에서 이런 입장을 밝혔다.

전인대 상무위 대변인은 이날 "홍콩 문제를 구실로 중국 내정에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는데 이는 전형적인 정치 횡포이며 이중잣대"라면서 "우리는 이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결연히 반대한다"고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며 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면서 "전인대가 홍콩의 국가 안전을 위한 법을 제정한 것은 중국의 주권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그 어떤 외국 및 외부 세력이 홍콩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하며 법에 따라 홍콩 문제를 처리할 것"이라면서 "중국 법률의 존엄성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지키려는 중국의 결심은 확고부동하며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방침도 변함이 없다"면서 "어떠한 외부세력의 홍콩 문제 개입도 반대한다는 결심도 확고하다"고 언급했다.

중국 전인대 "홍콩 문제 개입한 미국 인사에 동등 제재"
그러면서 "중국 관련 부처는 홍콩 문제에 개입해 중국의 주권과 안전을 해치는 미국 측 관련 인사에 대해 동등한 제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쩌광(鄭澤光)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지난 8일 로버트 포든 주중 미국 대사 대리를 초치해 전인대 부위원장 14명을 제재 명단에 올린 것에 "무지막지하고 악랄하다"며 엄중히 항의한 바 있다.

전인대 상무위는 지난달 11일 홍콩 입법회 의원의 자격요건에 대한 결정을 채택하면서 홍콩 정부에 의원직 박탈 권한을 부여했고 홍콩 정부는 직후 야당 의원 4명의 의원직을 박탈했다.

나머지 야당 의원 15명 전원은 이에 반발해 사직서를 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