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여당이 주도하는 연말 입법 정국에서 정의당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1호법안 중대재해법마저…정의당, 巨與에 눌려 존재감 흐릿
정의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사활을 걸었던 1호 법안 중대재해법을 본회의에 올리지 못했다.

본회의장 앞에서 의원 전원이 농성에 나서는 등 1호 법안 처리에 당력을 집중했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에 사활을 건 더불어민주당의 속도전 속에서 후순위로 밀려났다.

종교계의 거센 반발 속에서 추진한 차별금지법과 낙태죄 폐지 주장도 국민 다수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정의당의 이런 상황은 20대 국회와 대비되는 장면이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당시 정의당은 캐스팅보트로서 존재감을 톡톡히 과시했다.

1년 전에는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를 주도적으로 구성, 연동형 비례제 선거제도를 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21대 국회 들어 열린민주당과 친여 성향 무소속 의원까지 합해 민주당이 모두 180석을 확보하면서 정의당은 여당의 입법 전략에서 자연스레 배제된 게 사실이다.
1호법안 중대재해법마저…정의당, 巨與에 눌려 존재감 흐릿
심지어 민주당과 입법 공조 과정에서 이른바 '뒤통수'를 맞기도 했다.

정무위원회 안건조정위에서 캐스팅보트로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안의 신속 처리에 협조했지만 민주당이 검찰의 힘을 키워줄 수 있다는 우려로 방침을 바꾸면서 체면이 구겨진 것이다.

이날 본회의 대체토론에 나선 배진교 의원은 "민주당이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인지, 아니면 친(親)재벌정당이라는 본색을 드러낸 것인지 정확히 해명하라"고 쏘아붙였다.

강은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를 찾아가 '정의당 패싱'에 대한 항의 의사를 전달했다.

면담을 마친 뒤 강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가) 그 문제와 관련해 사과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1호법안 중대재해법마저…정의당, 巨與에 눌려 존재감 흐릿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