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금융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외부 업체와 제휴를 맺고 모바일 앱 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있다. 1000만 명가량의 앱 사용자를 확보한 만큼 플랫폼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핀테크 업체로 넘어간 생활금융 분야의 주도권을 되찾아오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은행 앱의 진화…"경매정보·해외주식 추천도"

은행 앱으로 부동산 등본 조회

우리은행은 부동산 경매, 공매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 탱크옥션과 제휴를 맺고 모바일 앱 우리WON뱅킹에서 비대면 경매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8일 발표했다.

우리WON뱅킹에서 탱크옥션 사이트의 기능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탱크옥션은 기존 부동산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없던 경·공매 정보와 등기부등본 등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업체다. 우리은행은 현재 탱크옥션 기능을 대부분 ‘아웃링크’ 형식으로 제공하지만 향후 사용자가 늘어나면 우리WON뱅킹 내부에서 구현하는 서비스로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우리WON뱅킹을 통해 접속하면 탱크옥션 사이트에선 유료로 구매해야 하는 프리미엄 경매정보 서비스도 3개월 동안 무료로 볼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핀테크 앱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

신한은행은 ‘2030세대’를 위한 금융 플랫폼 ‘헤이영’을 마련했다. 헤이영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엔 신용카드 정보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카드고릴라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었다. 카드고릴라가 강점이 있다고 평가받는 신용카드 추천, 해외 주식 소개 등의 금융 콘텐츠를 헤이영에 넣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지난 7일 모바일 앱 하나원큐 앱에 아파트를 추천해주고, 아파트 정보를 점수화해 보여주는 ‘구해줘 아파트’ 서비스를 추가했다. 이 서비스를 위해 스타트업 ‘부동산 리치고’와 제휴를 맺었다. 하나은행은 총 10개 기업과 제휴했다. 하나원큐 앱 내에서 골프 부킹(스마트스코어), 호텔 예약(마이버킷리스트), 모바일 쿠폰 구매(쿠프마케팅)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은행이 스타트업과 ‘모바일 앱 동맹’을 맺는 것은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진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인지도가 부족한 스타트업은 한꺼번에 서비스를 노출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타깃층이 한정된 모바일 기반 스타트업의 한계를 단번에 넘을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순한 은행 앱을 넘어 재미와 혜택을 담은 다양한 생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대세”라며 “은행 앱에서 찾을 수 있는 서비스가 많아지면 더 많은 금융소비자가 은행 앱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