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관내 상조업체 3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6월 말 기준 상조업체의 선수금 규모는 총 4조8978억원, 계약 건수는 550만 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4.1%(6059억원), 10.9%(54만 건) 증가했다고 8일 발표했다.
전체 계약 건과 선수금의 92.5%는 자산규모 500억원 이상인 상위 17개 업체에 집중돼 있어 상조시장의 양극화가 지속하고 있다고 시는 전했다. 이중 10곳은 자산규모 1000억원 이상으로 전체 선수금의 82.3%, 계약건수의 경우 81%가 이들 업체들에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조업체들의 재정건전성 핵심지표인 청산가정반환율(구 지급여력비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청산가정반환율은 평균 88%로 전년동기 90.3%대비 2.3%포인트 떨어졌다. 청산가정반환율이 100% 이상인 업체는 9곳에 그쳤고 나머지 22개사(전체 대비 71%)는 100%에 미달했다.
청산가정반환율은 소비자 선수금에 대한 중장기적인 환급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100% 이상이면 상조업체가 폐업하더라도 보유한 모든 자산을 청산해 가입자에게 납입금 전액을 환급할 능력이 있는 상태다. 반면 100% 미만인 경우 폐업 등 사고 발생 시 가입자가 납입금을 되돌려 받지 못하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뜻이다.
한편 서울시는 사문서위조 등을 통해 은행에 거짓 자료를 제출하고 선수금을 무단 인출한 업체 1곳의 등록을 취소했다. 이 업체는 의무예치율 위반과 해약환급금 미지급 등이 적발됐으며, 소비자가 해약 요청을 한 것처럼 문서를 꾸며 예치금을 예치기관으로부터 빼돌리기도 했다.
서울시는 "소비자는 상조 상품 가입 전후 상조업체에 관한 정보를 꼼꼼이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상조업체 현황과 재무 건전성 분석 관련 자료를 '눈물그만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