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의원 시절부터 근 40년 출퇴근 '발' 돼준 암트랙 타고 임기 첫발 뗄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기차 사랑'은 내년 1월 20일 취임식에서도 다시 한번 드러날까.

취임식 참석을 위한 이동 경로와 관련, 바이든 팀 내에서 전통적인 방식인 전용기 에어포스 탑승 대신 상원의원 시절 30여 년간 통근 수단으로 이용했던 암트랙 열차를 타고 육로로 이동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열차 여행은 '암트랙 조'라는 별칭으로 불려온 바이든 당선인에 걸맞은 이동 수단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수십 년간 자택과 워싱턴DC를 오가는 '발'이 돼줬던 암트랙을 이용, 소박하게 긴 여정의 첫발을 떼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09년 취임식 당시 역시 기차로 이동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선례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통합열차에 몸을 싣고 건국 당시 수도였던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에서 출발, 현재 수도인 워싱턴에 도착했다.

오바마 측이 이러한 기차 여행을 계획한 것을 두고 그가 '정치적 영웅'으로 삼았던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기차를 타고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서 백악관으로 이동했던 전례를 따르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식 당시 보잉 757의 에어포스 버전을 타고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그간 암트랙을 열차를 애용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1972년 상원의원에 처음 당선된 직후 첫 부인과 딸을 교통사고로 잃은 뒤 중상으로 입원한 두 아들을 극진히 간호했던 그는 두 아들의 병실에서 상원의원 선서를 하고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델라웨어주의 윌밍턴 교외에서 워싱턴D.C.의 의사당까지 왕복 250마일(약 402㎞)을 암트랙 열차로 오가며 출퇴근했다.

의원직을 지낸 36년 동안 열차를 탄 횟수만 7천 회가 넘는다고 한다.

그가 열차 탑승을 위해 찾았던 윌밍턴의 암트랙 역은 그의 이름을 따기까지 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에 올라 워싱턴DC의 관저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이 같은 '열차 출퇴근'은 잠시 중단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자연인' 신분이 된 뒤에는 자택을 오갈 때마다 또다시 어김없이 열차를 애용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번 취임식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고려해 전통적으로 진행돼 오던 취임 축하연과 퍼레이드를 포기할 계획이라고 악시오스가 사안에 정통한 인사를 인용해 전했다.

대신 가까운 친지와 참모들과 모여 축하하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한다.

이동경로에 대한 보도와 관련해 바이든 캠프 측은 답변하지 않았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