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
생각의 실마리 주고 싶었다
“제가 20대에 좋아했던 영화예요. 우연히 원작 프로듀서를 만나 리메이크하게 됐어요. 부담감이 컸지만 원작 속에 제가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가 있더군요. 영화를 찍으면서 많은 것을 발견하고 창작의 즐거움도 얻었어요.”
시대와 공간이 변한 만큼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스타일까지 고쳤다.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예요. 일본 원작은 두 청춘 간의 인간적인 감정, 사랑과 연민, 그리고 이기심으로 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풀어냈어요. 저는 이별의 책임을 인물들에게 묻기보다 세상의 흐름에 휩쓸려가는 이야기로 들려주고 싶었어요. 사랑하지만 서로 다른 배경 때문에 조금씩 멀어지는 거죠. 사랑과 사람, 그리고 세상에 대해 생각해볼 실마리를 던져주자는 게 연출 의도입니다.”
영화는 조제와 영석이 사랑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던 조제는 영석과의 만남을 통해 스스로를 아낄 줄 알게 되고, 영석은 몰랐던 자아를 조금씩 깨달아간다. “원작에서는 동갑내기였지만 연상연하 커플로 바꿨어요. 나이 차로 느낌과 감정선이 달라지죠. 이타심과 이기심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간에 대한 깊은 시선을 마주할 수 있을 거예요. 남주혁의 선한 에너지와 한지민의 성숙하고, 뜨겁고 깊이 있는 에너지가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남주혁과 한지민은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부부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 감독은 그 드라마를 보고 “두 사람에게 진정성 있는 뭔가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멜로의 매력에 대해 “거창한 메시지는 없어도 사람을 알게 합니다. 사람들끼리 서로 아껴주는 게 중요한 요즘 시대에 볼 만한 작품”이라고 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