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이 대규모로 돈을 풀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처럼 보이지만 따져봐야 할 이슈가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제로금리(연 0.00~0.25%)’를 유지한다면 전 세계가 초저금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다른 나라 통화 가치도 불안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국가로 경제적 손실도 그에 비례해 클 수밖에 없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막바지에 도달했다. 백신 효과로 지구촌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미국의 경제 회복세가 가장 빠를 것이다. 이 경우에는 Fed의 통화 완화정책이 예상보다 일찍 전환될 가능성도 고려해볼 만하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은 경기 부양을 위해 3조4000억달러의 자금을 쏟아붓겠다고 공언했다. 부양책이 효과를 내면 단기적으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0.6~0.8%포인트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다른 국가들보다 크면 달러 약세가 반전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으로 바이든 당선인의 대(對)중국 정책도 살펴봐야 한다. 지금까지는 중국과 관계 개선 여부가 불투명하다. 중국과의 패권 다툼에서 패색이 드러나면 달러 가치에 유리할 게 없다.

내년 2분기께 달러 약세 멈출 가능성
정리해 보면 내년 원·달러 환율은 올해보다 상단과 하단 모두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중 흐름은 상저하고를 보일 전망이다.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면서도 정책과 백신에 대한 기대로 1분기가 저점이 될 가능성이 높고 2분기부터는 기대가 떨어지고 정책 모멘텀도 약화하면서 반등할 것으로 본다.

문정희 <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