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태조사 해보니 1인 가구 특성 다양…"세분화한 지원사업 마련"
주민 절반이 '나 혼자 산다'…광주 동구 맞춤형 정책 추진
주민 절반가량이 1인 가구로 구성된 광주 동구가 변화하는 세태를 정책에 반영하고자 실태조사에 나섰다.

자발적이든 타의에 의해서든 홀로 사는 삶을 택한 주민은 삶과 주거, 식생활, 건강, 사회적 관계, 노후 준비 등에서 다양한 정책 방향점을 제시했다.

6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동구에 주소를 둔 전체 5만809세대 중 45.2%인 2만2천962세대가 1인 가구이다.

통계청의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전국의 1인 가구 비율은 30.2%로 집계됐다.

동구는 1인 가구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상황을 고려해 정책 계획 마련을 위한 실태 조사에 나섰다.

광주여성가족재단에 의뢰한 1인 가구 실태 조사는 20대 초반부터 70대까지 고른 연령층의 1천28명을 표본으로 선정해 이뤄졌다.

세대별로 청년층은 조선대학교, 행정구역으로 북구에 속하지만 인접한 광주교육대학교, 동부경찰서 주변 학원가 등을 중심으로 높은 비중의 1인 가구를 구성한다.

청년층 1인 가구의 주된 고민은 학업과 취업, 경제적인 독립, 불확실한 미래 등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만의 염려라기보다는 청년층의 보편적인 고민에 가까웠다.

중장년층과 노년층은 혼인 상태가 1인 가구 형성의 주요 배경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인 소득원과 사회관계망을 가진 중장년층 1인 가구, 여러 면에서 젊은 층보다 건강한 모습을 보이는 노년층도 존재했다.

1인 가구의 특성이 매우 다양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연령층 구분 없이 1인 가구의 공통적인 고민거리는 식사로 손꼽혔다.

불규칙한 식생활과 부실한 영양 섭취가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걱정이 많았다.

여가 생활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으나 경제적인 사정이 어려운 1인 가구는 집 근처 산책을 제외하면 별다른 취미가 없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1인 가구는 거의 없었으며 앞으로도 힘들 것 같다는 대답이 대다수였다.

동물 대신 식물을 기른다거나 계획이 있다는 응답도 많았다.

1인 가구로서 느끼는 자유로움과 외로움은 별개가 아닌 연결된 감정으로 나타났다.

자유로운 일상이 생활과 건강에 해를 주는 단점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살며 이를 해결하고 싶다는 인식은 나타나지 않았다.

성별로 구분하면 여성 1인 가구의 공통된 걱정거리는 신변 안전이었다.

남성 1인 가구는 경제적인 빈곤에 대한 근심이 가장 깊었다.

아파트 선호 등 주거 형태에 대한 욕구는 거의 없었다.

동구는 다양한 모습을 지닌 1인 가구의 특성 분석을 토대로 자치구에서 실행 가능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사회 안전망 구축, 건강과 주거 지원, 공동체 활성화, 문화와 여가생활 지원 등을 세대별 맞춤형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정책적인 지원 기반을 마련하고자 조례를 제정했고, 연말께 1인 가구 종합정책을 세워 사업비를 확보할 계획이다.

동구 관계자는 "내부 다양성 때문에 1인 가구만을 대범주로 분류하는 정책 수립은 지금의 시대상과 맞지 않는다"며 "개인별 삶의 경험과 맥락에 따라 세분화한 정책, 사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