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재택시간 증가 이용해 회복기간 긴 성형 선택
어차피 재택근무에 놀러도 못가니…"이참에 성형수술"
직장인 공모(31)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틈타 쌍꺼풀 수술을 할 예정이다.

공씨는 6일 "어차피 재택근무라 회사 사람들도 안 만나고, 부기가 빠지는 동안 일은 할 수 있으니 연차휴가를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때가 딱인 것 같았다"며 마침 성형 '성수기'로 통하는 겨울이라 예약 잡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A씨도 해외여행을 못 가 쌓인 연차휴가를 성형수술에 쓰기로 했다.

A씨는 "연말에 휴가를 몰아 쓰는데 갈 곳도 마땅치 않아서 코 성형을 할까 한다"며 "어딜 가도 마스크가 필수인 시대니 수술 직후 티도 별로 안 날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동안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관광업 침체에 중국인들을 주 고객으로 삼는 '성형 의료관광'은 사라졌지만, 내국인들 사이에서는 집에만 머무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성형 수요가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술 직후 어색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릴 수 있다는 점은 코로나 시대 성형의 대표적 이점이다.

마스크가 주로 입 주변부를 가려주니 치아교정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치아교정을 시작한 직장인 이정훈(30)씨는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철저하게 지키게 된 김에 치아교정을 시작했다"며 "입을 가리고 있으니 보철물 티가 안 나서 좋다"고 했다.

그는 "처음 교정 예약을 잡을 때 한 달 정도 뒤로 밀렸다"면서 "치과 상담사는 코로나 때문에 교정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렇다고 했다"고 전했다.
어차피 재택근무에 놀러도 못가니…"이참에 성형수술"
실제로 지난 4일 서울 강남의 한 코 전문 성형외과에 예약 문의를 하니 일러도 이달 말에나 상담이 가능하다는 답변이 왔다.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수술 횟수가 줄어들거나 하는 건 없었다"면서 "오히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릴 수 있다며 남성들 문의가 많아진 편"이라고 했다.

실제로 성형외과는 코로나19의 대표 수혜업종 중 하나로 꼽힌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올해와 지난해 1분기 하나카드(개인 신용카드 기준)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위기감이 고조됐던 3월 성형외과 매출은 작년 대비 9% 늘었다.

소아과(-46%), 이비인후과(-42%), 한의원(-27%) 등 대부분 병·의원 매출이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9월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소비 트렌드 보고서 '대한상의 넥스트 트렌드(Next Trend)'에서도 성형외과는 정신의학과, 약국과 함께 코로나 유행 이후 수요가 늘어난 의료분야로 꼽혔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미용의료 정보 애플리케이션(앱) 이용량도 증가 추세다.

한 성형 정보 플랫폼 신규가입자 수는 작년 11월 160만명에서 올 11월엔 250만명으로 늘었다.

해당 앱을 통한 모바일 병원상담 신청도 같은 기간 50만건에서 100만건으로 배가 됐다.

앱 운영 관계자는 "재택근무가 늘고 외출을 삼가는 등 생활환경이 비대면으로 변화하면서 시술 주기가 짧은 미용의료보다는 회복 기간이 긴 성형수술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상대적으로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