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FA 계약에 최주환 영입 경쟁까지 공개…강력한 쇄신 의지

SK 와이번스의 거침없는 공개 행보, 스토브리그가 뜨겁다
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되면 구단 관계자들은 입을 닫는다.

취재진의 많은 질문에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답변만 돌아오기 일쑤다.

특히 외부 자유계약선수(FA)와 관련된 움직임에 관해선 민감하게 반응한다.

구단은 "관심 있다" 정도의 표현도 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럴 수밖에 없다.

스토브리그는 프런트 평가무대다.

얼마나 좋은 선수를 알맞은 가격에 영입했느냐 여부에 따라 단장들의 평가가 엇갈린다.

계약 과정의 실수로 내부 FA를 타팀에 빼앗긴 단장은 팬들의 엄청난 비난을 받기도 한다.

과거 한 지방구단의 A 단장은 프랜차이즈 스타 B를 놓쳐 전력 악화의 장본인으로 몰린 뒤 단장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이런 배경 속에 SK 와이번스는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파격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SK는 최근 두산 베어스 출신 FA 최주환(32)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일 SK가 최주환 측과 만났다는 소문이 돌자 SK 고위 관계자는 깨끗하게 전후 상황을 취재진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SK는 최주환 외에도 다른 외부 FA 선수와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을 속 시원하게 밝혔다.

SK의 거침없는 공개 행보는 최근 팀 분위기와 맞닿아있다.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2019년에도 정규시즌 2위의 좋은 성적을 낸 SK는 올 시즌 최악의 추락을 맛봤다.

선수들의 줄부상과 염경엽 전 감독의 건강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9위로 시즌을 마쳤다.

SK는 정규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팀의 재건을 준비했다.

정규시즌 최종전 다음날에 새 외국인 투수 2명, 기존 외국인 야수 제이미 로맥과 계약 사실을 발표했고 대표이사와 단장, 감독을 모두 교체했다.

올해 첫 FA 계약도 SK가 했다.

내부 FA 김성현과 지난 1일 도장을 찍었다.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가 있다.

SK는 팬들에게 확실한 변화를 약속했다.

단순히 입안에 맴도는 개혁 시늉이 아니라 팀 전체를 뒤엎는 쇄신을 펼쳐 2020년 악몽을 재연하지 않겠노라 다짐했다.

SK는 발 빠른 움직임으로 팬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서 선명한 모습으로 스토브리그를 주도하고 있다.

SK 류선규 신임단장은 '공개 행보가 부담되지 않나'는 질문에 "어쩌다 보니 우리의 움직임이 공개돼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매일 각종 팬 커뮤니티를 모니터링하며 팬들의 기대와 희망, 각종 목소리를 확인하고 있다.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