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신상정보 알아내 집요히 협박…법원 "진지한 반성 없어"
성 착취물 범죄에도 '음란물 중독' 심신미약 주장 20대 실형
인터넷에 떠도는 여성의 신체 사진과 동영상을 지인들에게 유포하겠다고 집요하게 협박한 20대가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까지 다수 소지·배포해놓고도 자신이 음란물 중독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기 때문에 선처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실형을 내렸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정문식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26)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3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3월 한 피해 여성의 신체 사진과 동영상을 입수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과 신상정보를 알아내 지인들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피해자의 비공개 SNS 계정까지 알아내 음란한 메시지와 함께 사진과 동영상을 보냈다.

또 텔레그램을 통해 돈을 주고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구매해 소지하고, 음란물을 교환하는 방법으로 배포하는 범죄도 저질렀다.

정 판사는 "인터넷에 노출된 피해자의 사진과 영상, 개인정보를 이용해 계획적이고 반복적으로 겁박함으로써 피해자가 자유롭고 독립된 개인이자 여성으로서 누려야만 하는 성적 자기 결정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는 범행을 저질러 정상이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 착취물 관련 범행의 경우 개수가 많고, 그 내용이 아동·청소년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데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음란물 중독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해 선처를 받을 수 있다고 근거 없이 주장한 바 있어 재범을 억제할 정도의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