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인 카카오뱅크가 오는 4일 판교 본사에서 상장주관사 선정 프레젠테이션을 연다. 증권사들은 입찰제안요청서(RFP)에 20조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사 자리를 놓고 치열할 경합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번 프레젠테이션에는 적격 후보 과정을 통과한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KB증권 등 국내 4사를 비롯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증권사가 참석한다. 국내사 2곳, 글로벌 증권사 1~2곳을 주관사로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지난 10월 크래프톤 이후 한 달여 만에 ‘판교 대전’이 다시 펼쳐져서다. 당시 증권사 수장들이 모두 판교로 총출동했다. 이번에도 국내 4사 CEO가 직접 현장에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뱅크가 유독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도 증권사들이 긴장하는 이유다. 이 회사는 RFP를 발송할 때부터 기업 가치 산정과 관련한 고난도 질문을 던져 증권사를 고심하게 만들었다. 비교 그룹으로 거론돼온 중국 앤트그룹의 상장 무산이 카카오뱅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도록 요구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카카오페이와 차별화 방안, 카카오뱅크의 미래 성장 전략 등 까다로운 과제를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선 KB와 삼성이 다소 유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래에셋대우는 카카오뱅크의 경쟁사인 네이버파이낸셜에 투자했고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다.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그룹 딜은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3사가 싹쓸이하는 모습”이라며 “내년 나올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페이지 상장은 시기 조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