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도시재생 위해 지속적인 유지·관리 이뤄져야"
'방치된 공간의 변신은 무죄'…인천, 원도심 속 재생사업 활발
인천시에서 원도심 내 빈집이나, 방치된 시설 등을 새로운 공간으로 활용하는 도시재생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 굴뚝 시설과 지하보도가 문화·창작 공간으로

27일 인천시 남동구에 따르면 5년 넘게 방치된 인천 남동타워는 최근 지역 예술인들을 위한 창작 공간인 '청년미디어타워'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남동구는 올해 2월부터 사업비 5억9천만원을 들여 타워 2층과 3층에 영상·음악 제작 스튜디오, 가상현실(VR) 체험관, 다목적실, 카페 등을 조성했다.

애초 남동타워는 2007년 대한주택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역난방에서 나오는 연기를 배출하기 위해 만든 굴뚝 시설이었다.

당시 미관을 고려하면서 주민 편의 시설로 함께 활용할 목적으로 높이 122m 타워 형태의 건물로 지어졌다.

이후 2009년부터 민간에 개방돼 전망대와 여가시설로 쓰였으나 2015년 2층 작품 전시관과 3층 레스토랑이 차례로 문을 닫은 뒤 시설 대부분이 방치돼왔다.

남동구는 5년 만에 재개장한 이 공간을 직영으로 운영하며 청년들의 미디어 창작활동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방치된 공간의 변신은 무죄'…인천, 원도심 속 재생사업 활발
인적이 끊긴 지하보도를 주민들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사례도 있다.

연수구는 연수 고가차도 아래 지하보도에 생활문화센터 '507문화벙커'를 조성해 이달 20일 개방했다.

출입구 양 끝 작품 전시실과 함께 지하 1층 공간에는 공연 연습실과 악기 연주실, 다목적실, 카페 등이 들어섰다.

이 지하보도는 1993년 주민의 이동 편의를 위해 만들어졌으나, 지상 횡단보도에 밀려 활용도가 점차 떨어졌다.

유동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무분별한 낙서나 쓰레기 투기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연수구는 지하보도를 주민들의 자율적인 문화 창작 활동과 동아리 운영 등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방치된 공간의 변신은 무죄'…인천, 원도심 속 재생사업 활발
◇ 빈집은 창업공간, 신혼부부 주택으로 리모델링

흉물로 방치된 빈집은 도시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탈선한 청소년들의 범행 장소로 이용될 우려가 있다.

이에 원도심을 중심으로 노후화된 빈집을 정비하는 사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는 최근 빈집 활용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미추홀구에 있는 빈집 2곳을 창업 공간으로 조성했다.

미추홀구 숭의동에 마련된 '빈티지 인쇄소'는 차별화된 인쇄술을 활용해 포스터와 그리팅 카드를 제작하는 인쇄소다.

용현동에 있는 '마을 건강 힐링센터'는 어르신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운동시설 이용과 교류 활동이 이뤄지는 곳이다.

앞서 공모에 선정된 창업자들은 이 시설들을 5년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방치된 공간의 변신은 무죄'…인천, 원도심 속 재생사업 활발
서구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5년 동안 빈집 49곳을 리모델링해 저소득 신혼부부, 청년, 문화예술인 등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른바 '행복한 서로이음 빈집 정비사업'이다.

지역 화폐 '서로e음'을 따서 이름을 붙였다.

남동구도 지역 내 빈집 68곳을 대상으로 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간석동 한 주택 내 가구와 보일러, 바닥재 등을 교체하는 작업을 마쳤다.

이 공간은 내년 1월부터 2023년까지 3년간 노인 쉼터로 활용될 예정이다.

김경배 인하대 건축학부 교수는 "도시재생 사업은 방치된 공간 속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일"이라며 "지역적 정체성과 제반 여건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공적인 도시재생 사업의 범위는 공사가 완료된 시점이 아니라 이후 유지·관리까지 포함된다"며 "공간 활용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관리와 지역 특성을 살린 연계형 프로그램 운영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