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군 일부만 보완…전면 재시공 조치한 담양군과 비교
구례군 "남부지방 난방기준에 부합, 남은 차액 환수" 해명

여운창·장아름 기자 = 불량시공으로 물의를 빚은 전남 구례·담양군의 수재민 임시주택이 원상회복 과정에서도 지자체별 대응이 달라 논란이 일고 있다.

같은 업체의 불량 임시주택에 대해 한 지자체는 완전 재시공을, 다른 지자체는 일부 보완 조치를 내려 지자체의 봐주기 의혹도 나온다.

26일 전남도와 해당 지자체 등에 따르면 올해 8월 폭우로 삶의 터전을 잃은 도내 수재민에게 제공된 임시주택은 4개 군 77채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지시에 따라 1채당 3천만 원을 들여 수재민에게 제공됐다.

읍 전체가 물에 잠긴 구례가 50채로 가장 많고, 담양 18채·곡성 6채·함평 3채다.

시공과 납품에는 모두 7개 업체가 참여했다.

하지만 임시주택 불량시공 의혹이 제기됐고 지자체 조사 결과 설계 기준에 미달하거나 저가 자재를 사용해 제작된 사례가 구례와 담양에서 각각 50채와 12채가 적발됐다.

구례에서는 2개 업체가 각 25채를 시공했는데 모두 기준에 미달했다.

담양에서는 4개 업체가 18채를 시공했는데 2개 업체가 만든 12채가 불량 주택이다.

이 중 1개 납품업체는 구례와 담양에서 모두 적발됐는데 이 업체가 만든 주택만 30채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불량 주택에 대한 원상회복 과정에서 일부 지자체 대응이 석연치 않아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불량 주택이 가장 많은 구례군은 지붕 단열재만을 보강하도록 했을 뿐 벽체·바닥·골조 등에 대한 원상회복 조치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신 규격 미달과 저가 자재 사용에 따른 차액을 회수한다며 1채당 260만원, 모두 1억3천만원을 반환하도록 했다.

이는 벽체 외부를 모두 뜯어내 단열재를 추가하고 크레인으로 주택을 들어 올려 바닥 골조를 보강한 담양군의 조치와는 확연히 다르다.

적발된 업체는 규정에도 없는 샌드위치 패널을 벽체에 넣고 기초와 뼈대 역할을 하는 철제골조는 아연각 파이프 대신 강도가 약하고 녹이 스는 일반 각파이프 등을 사용했다.

벽체는 단열과 화재 예방 등을 위해 우레탄 패널을 설치해야 하지만 저가인 샌드위치 패널로 대신했다.

불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은 사회문제가 되면서 공공기관이 발주할 경우 아예 설계에 넣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단열효과도 떨어져 겨울을 앞둔 수재민들은 추위와 힘겨운 사투를 해야 한다.

구례군은 남부지역 기준 열 관리율 기준 적용에 따른 조치란 입장이다.

구례군 관계자는 "남부지역 기준 열 관리율을 적용하니 보완시공 안 해도 열관리율이 적합하다고 나왔다"며 "지붕만 열 관리율이 안나와 보강했으며 벽체는 열관리율이 충족됐더라도 설계대로 시공되지 않은 자재 비용은 회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남도는 원상회복 과정에서도 논란이 일자 감사·건축 관련 공무원을 현장에 보내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불량 시공된 임시주택을 납품받는 과정에서 지자체 검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관계 공무원 묵인이나 결탁 여부 등은 없었는지도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