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시절에도 영국 국내시장법안 추진에 경고 내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아일랜드섬에서 영국과 아일랜드 국경이 현재처럼 계속 개방돼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BBC 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전날 저녁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바이든 당선인은 브렉시트(Brexit) 협상가들에 대한 메시지를 묻자 "우리는 국경 경비를 원하지 않는다.

이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면서 "(이와 관련해) 영국과 아일랜드 총리를 포함해 다른 이들과도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일랜드섬) 북쪽과 남쪽에 국경을 세우고 이를 닫는 것은 옳지 않다.

국경은 계속해서 개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10월에도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협정 무력화 논란을 불러일으킨 '국내시장법안'을 추진하자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당시 바이든 후보는 우리는 북아일랜드에 평화를 가져온 '성금요일 협정'(벨파스트 평화협정)이 브렉시트의 희생양이 되도록 할 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미국과 영국의 무역 합의는 (성금요일) 협정을 존중해 '하드 보더'(hard border)를 막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벨파스트 평화협정은 1998년 4월 10일 당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버티 아언 아일랜드 총리의 중재로 북아일랜드 신·구교도 정파 사이에 체결된 평화 협정이다.

이 협정으로 아일랜드와의 통합을 주장해 온 구교계와 영국 잔류를 고수해 온 신교계 간에 1969년 이래 계속된 유혈분쟁이 종결됐다.

이 협정은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자유로운 인적·물적 왕래를 보장하고 있다.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이 EU를 떠나게 되면 북아일랜드 역시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떠나게 되고, 이에 과거 북아일랜드 내전 시절과 같이 엄격하게 국경을 통제하는 '하드 보더'가 부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EU 탈퇴협정은 북아일랜드가 여전히 영국의 영토에 속하지만, EU의 관세 체계를 따라야 한다는 내용을 통해 이러한 우려를 해소했다.

그러나 국내시장법안은 이러한 합의를 무력화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평화협정의 기반 자체를 뒤흔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영국 안팎에서 쏟아졌다.

바이든 당선인이 아일랜드 국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가 아일랜드계 미국인이기 때문이다
그의 고조부인 패트릭 블레윗은 1850년 아일랜드를 떠나 미국으로 건너갔고, 이듬해 부모와 형제자매들을 다시 데려갔다.

바이든 당선인은 아일랜드에 관한 질문을 받는 것은 "언제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