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정호다완의 기억을 담은 김종훈의 찻사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학고재 '춘추 IV. 황중통리: 김종훈 도자' 전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 사발은 보물로 지정되는 등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다.
당시 많은 조선 도공들이 일본으로 끌려갔고, 이들의 수준 높은 기술을 받아들인 일본의 도자기 산업은 급속도로 발전했다.
일본은 조선 사발을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 조선에서 흙과 물까지 공수할 만큼 공을 들였다.
반면에 조선 도자기 산업은 쇠퇴의 길을 걸었다.
도공이 없어 왕실에서도 목기로 제사를 지낸 시기가 있을 정도였다.
18세기 중반부터는 오히려 일본에서 도자기를 들여오는 처지가 됐다.
일본에서 '이도다완'으로 불리는 '정호다완'(井戶茶碗)은 14~16세기 조선에서 만들어진 찻사발이지만, 국내에는 남아 있지 않다.
사발을 둘러싼 가슴 아픈 역사이자 현실이다.
도예가 김종훈(48)은 20여 년 동안 정호다완을 연구해왔다.
수십 차례 일본을 찾아 보물급 다완(찻사발)을 직접 보고 조선 도공들의 맥을 잇고자 했다.
정호다완을 만들었던 사기장의 마음을 받아들이고자 곱씹고 또 곱씹었다.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 본관에서 25일 개막한 '춘추 IV. 황중통리: 김종훈 도자' 전은 김종훈이 최근 3년간 제작한 찻사발 78점과 백자 대호 6점을 선보인다.
"다완이 처음 작업이자 마지막 작업이었으면 한다"라고 말하는 작가는 장작가마를 사용하는 전통 방식으로 조선 사발의 기억을 되살린다.
그는 작가이자 다인(茶人)으로서 찻사발에 축적된 시간을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회를 찾아가고 사발을 만들고 다도를 배우며 옛 도공과 다인들의 경험과 생각을 이해하려 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차를 담기 전에는 좋은 찻사발인지 알 수 없고, 차를 따라 마시면서 비로소 작품으로 완성된다"라며 "세월이 흐르면서 켜켜이 쌓여 만들어지는 기록과 기억을 담으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전시에는 조선 시대 다완 3점과 달항아리 1점도 전시된다.
17~18세기 도자기와 나란히 놓인 김종훈의 찻사발과 달항아리가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
'옛것을 배우고 익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학고창신'(學古創新)에서 이름을 딴 학고재는 학고창신 실현을 목표로 '춘추'라는 제목의 기획전을 열어왔다.
이번이 '춘추'라는 제목으로 여는 네 번째 전시다.
전시 제목 중 '황중통리'(黃中通理)는 주역 곤괘에서 땅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말이다.
조선 전기에 만들어진 정호다완에 한없이 깊은 대지의 색과 자식만을 위하는 어머니의 덕이 담겨 있다는 생각에서 전시 주제로 삼았다.
12월 27일까지. /연합뉴스
당시 많은 조선 도공들이 일본으로 끌려갔고, 이들의 수준 높은 기술을 받아들인 일본의 도자기 산업은 급속도로 발전했다.
일본은 조선 사발을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 조선에서 흙과 물까지 공수할 만큼 공을 들였다.
반면에 조선 도자기 산업은 쇠퇴의 길을 걸었다.
도공이 없어 왕실에서도 목기로 제사를 지낸 시기가 있을 정도였다.
18세기 중반부터는 오히려 일본에서 도자기를 들여오는 처지가 됐다.
일본에서 '이도다완'으로 불리는 '정호다완'(井戶茶碗)은 14~16세기 조선에서 만들어진 찻사발이지만, 국내에는 남아 있지 않다.
사발을 둘러싼 가슴 아픈 역사이자 현실이다.
도예가 김종훈(48)은 20여 년 동안 정호다완을 연구해왔다.
수십 차례 일본을 찾아 보물급 다완(찻사발)을 직접 보고 조선 도공들의 맥을 잇고자 했다.
정호다완을 만들었던 사기장의 마음을 받아들이고자 곱씹고 또 곱씹었다.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 본관에서 25일 개막한 '춘추 IV. 황중통리: 김종훈 도자' 전은 김종훈이 최근 3년간 제작한 찻사발 78점과 백자 대호 6점을 선보인다.
"다완이 처음 작업이자 마지막 작업이었으면 한다"라고 말하는 작가는 장작가마를 사용하는 전통 방식으로 조선 사발의 기억을 되살린다.
그는 작가이자 다인(茶人)으로서 찻사발에 축적된 시간을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회를 찾아가고 사발을 만들고 다도를 배우며 옛 도공과 다인들의 경험과 생각을 이해하려 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차를 담기 전에는 좋은 찻사발인지 알 수 없고, 차를 따라 마시면서 비로소 작품으로 완성된다"라며 "세월이 흐르면서 켜켜이 쌓여 만들어지는 기록과 기억을 담으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전시에는 조선 시대 다완 3점과 달항아리 1점도 전시된다.
17~18세기 도자기와 나란히 놓인 김종훈의 찻사발과 달항아리가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
'옛것을 배우고 익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학고창신'(學古創新)에서 이름을 딴 학고재는 학고창신 실현을 목표로 '춘추'라는 제목의 기획전을 열어왔다.
이번이 '춘추'라는 제목으로 여는 네 번째 전시다.
전시 제목 중 '황중통리'(黃中通理)는 주역 곤괘에서 땅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말이다.
조선 전기에 만들어진 정호다완에 한없이 깊은 대지의 색과 자식만을 위하는 어머니의 덕이 담겨 있다는 생각에서 전시 주제로 삼았다.
12월 27일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