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식당은 되고 카페·제과점은 안되나요"…2단계 형평성 논란
"식당에서는 '밤 9시 전까지'라며 마스크 벗고 술과 음식도 먹고, 스터디 카페나 PC에서도 손님을 받을 수 있는데 대체 카페가 뭐가 다르다고 이렇게 차별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서울 신촌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김희기(43)씨는 24일부터 2주간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날부터 2단계로 격상되면서 서울에서는 카페 내 좌석에 손님을 앉힐 수 없게 됐는데, 배달·포장 주문을 애초에 받지 않는 이곳은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25일 "어차피 요즘 손님이 많지 않아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고 있고, 손님들이 마스크를 잘 쓰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음식은 물론 술도 마시면서 오랫동안 마스크 없이 머무르게 되는 장소들은 영업이 덜 제한되는 점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초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점장인 A(52)씨도 같은 불만을 토로했다.

코로나 이전보다 이미 손님이 크게 줄어든 상태였는데, 이제는 지난주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고 한다.

정오께 이 카페를 찾은 기자가 이날 세 번째 손님이었다고 한다.

A씨는 점심시간을 맞아 길 건너편 식당에 손님이 드나드는 모습을 부러운 듯 바라봤다.

그는 "식당에서는 국자와 집게 등을 같이 쓰면서 위험한 상황이 있지 않은가"라며 "음식은 괜찮고, 잠시 마스크를 벗고 마시는 커피는 거리를 두더라도 칸막이를 설치하더라도 무조건 안 된다는 건 이상하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하에서 매장 내에 손님을 받지 못하게 된 제과점도 현재의 방역 지침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25일 오후 서초구의 한 개인 제과점에는 의자가 모두 치워져 있었다.

이 제과점은 전날부터 샌드위치 등 식사용 빵의 판매량이 크게 줄어 빵을 굽는 횟수를 줄였다.

사장 이모(45)씨는 "방역을 강화해야 하긴 하겠지만, 제과점과 비슷하게 빵과 커피를 파는 샌드위치 전문점과 편의점에서는 낮에 매장 내 취식을 허용하는 정책은 형평성과 실효성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씨는 "지금처럼 '어느 곳은 열어주고, 어느 곳은 막고'하는 식으로는 상황이 바뀌지 않을 것 같다"며 "차라리 2주간 예외 없이 강력하게 거리두기를 해서 확진자 수를 확 줄이는 편이 낫지 않겠나"고 했다.
"왜 식당은 되고 카페·제과점은 안되나요"…2단계 형평성 논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