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학회 세미나서 BBC·NHK 사례 들어 수신료 제도 개편 촉구
"코로나19로 EBS 역할 커져…위상 걸맞게 투자지원 늘려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학교 대면 교육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EBS의 중요성과 위상이 커진 만큼 그에 걸맞은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재원 한동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24일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EBS의 공적책무와 재원제도에 관한 세미나'에서 발제를 통해 "팬데믹 시대 미디어 공공성은 교육이라는 가치를 재조명하게 됐고, EBS 콘텐츠들이 학교 교육을 보완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면서 "뉴노멀 시대 우리도 교육방송의 공공성과 교육적 역할을 재논의하고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국 BBC 사례를 소개했다.

BBC는 어린이 청소년 교육 목적의 채널인 CBeebies(만 0~6세)와 CBBC(만 7~16세)를 운영하고, 청취자 그룹을 만들어 프로그램에 관한 의견을 수렴해 방송을 제작한다.

주 교수에 따르면 BBC의 어린이 교육 채널과 콘텐츠 제작 예산은 한해 약 1천500억 원, 온라인 플랫폼 개발과 운영비는 이와 별도로 약 3천200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EBS는 올해 적자만 224억 원에 이르고, 한 해 매출 2천500억 원 중 출판사업 수익이 3분의 1가량 차지하지만 교육 정책 변화와 학령인구 감소로 향후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주 교수는 전했다.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장도 EBS가 연 180억 원대 수신료로 교육 공영방송 책무를 온전히 수행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김 소장은 공영방송 수신료가 1981년 월 2천500원으로 책정된 후 40년째 동결됐으며, 특히 EBS는 한국전력 위탁수수료 몫(6.8%)보다도 낮은 2.8%를 지원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NHK는 전체 재원의 96%가 수신료고, 교육문화 채널 ETV를 운영하고 있는데 해당 채널 운영비로만 6천961억 원을 투입한다.

국내 총 수신료 수준"이라며 "게다가 현재 시스템은 수신료를 KBS가 산정하고 EBS에 약 3%를 지원하는 상황이라 EBS는 산정 절차에서 아예 배제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신료 조정을 위한 위원회 설치와 수신료 회계분리, 수신료에 대한 공영방송사의 인식 전환 등을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