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삼성 감독 "스피드와 신장, 센스 두루 갖춘 선수" 기대
고졸 최초 1순위 차민석 "꿈꿔온 팀 삼성…달라진 모습 기대해"
"올해 경기가 없어서 다들 작년의 모습으로 판단하시더라고요.

"
프로농구 사상 최초의 고졸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의 영예를 안은 차민석(19·200㎝)이 당차게 말했다.

차민석은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0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농구 명가' 서울 삼성의 유니폼을 입었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 역사상 고졸 선수가 전체 1순위로 호명된 것은 올해 차민석이 처음이다.

2015년 송교창, 2018년 서명진이 전체 3순위로 지명된 것이 종전 고졸 신인의 최고 순번 지명 사례였다.

제물포고 졸업 예정인 포워드 차민석은 드래프트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1순위가 되겠다고 생각하지는 못했다"며 "연세대 박지원 형과 제가 1순위 후보라는 기사를 보고 욕심은 있었지만, 깊게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긴장이 많이 됐는데 이상민 감독님이 제 이름을 부르신 뒤로 긴장이 풀린 것 같다"며 "고졸 첫 1순위 지명이라는 점이 부담될 수 있지만 최초니까 좋게 생각하겠다"고 어린 선수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고등학교 2학년 때인 지난해 24경기에 나와 평균 26.2점, 12.8리바운드, 4.5어시스트로 고교 무대를 평정했던 그는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경기 출전 기록이 없었다.

그 때문에 고2까지 약점으로 지적된 3점슛에 대한 평가가 박했다.

그러나 차민석은 "고2 때 영상으로 저를 판단하시겠지만 저는 많이 달라졌다"며 "슛이 기본으로 돼야 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노력했다"고 자신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도 "오전 트라이 아웃에서 자기 어필을 잘한 것 같다"고 칭찬하며 "신장이나 스피드, 센스를 두루 갖춘 선수로 보고 선택했다"고 1순위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고졸 최초 1순위 차민석 "꿈꿔온 팀 삼성…달라진 모습 기대해"
차민석은 2015년 전체 3순위로 전주 KCC에 지명돼 지금은 리그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송교창(24·198㎝)과 비교된다.

차민석은 "송교창 형의 고3 때 영상이 많이 있으면 저도 보면서 비교할 텐데 지금은 비교보다는 (프로 때 모습을 보면서) 저도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포지션도 고등학교 때는 4, 5번(파워포워드나 센터)을 봤지만 프로에서는 3, 4번(스몰 및 파워 포워드)은 물론 가드까지도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이 어릴 때부터 꿈꿔온 팀이라고 밝혔다.

올해 2월에는 삼성이 주는 '고(故) 김현준 농구 장학금'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차민석은 "어릴 때부터 삼성에서 뛰면 멋있고, 편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또 파란색을 좋아해서 삼성 유니폼도 마음에 든다"고 좋아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송교창과 고등학교 때 실력을 비교하면 조금 송교창이 낫다는 평이 있지만 어차피 프로에 와서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충분히 자질이 있다고 보고 팀 합류 후에 실전 투입 시기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