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속 외국인 13일째 순매수…"백신 기대·미대선 불확실성 완화 영향"


증권팀 = 코스피가 외국인의 '사자' 행진에 힘입어 2,600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23일 오후 1시 22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7.69포인트(1.83%) 오른 2,601.19를 나타냈다.

장중 한때 2,604.92까지 오르며 장중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인 2018년 1월 29일(장중 고가 2,607.1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기세로 이날 장을 마무리하면 2018년 1월 29일에 세운 종가 기준 역대 최고 기록(2,598.19)을 깰 가능성도 충분하다.

최근 국내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해 '3차 유행'이 본격화하자 경기 위축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도 코로나19 재확산에 속도가 붙어 경제 봉쇄 조치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그런데도 코스피는 외국인 매수세를 동력으로 나흘째 파죽지세로 상승세다.

외국인은 지난 5일부터 13거래일 연속 코스피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 시각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천394억원, 1천8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7천126억원을 순매도했다.

종목별로도 삼성전자(3.55%)와 SK하이닉스(3.82%) 등 외국인 매수세가 몰린 대형주의 상승세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우선 원화 강세가 외국인 매수 유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29개월 만에 가장 낮은 1,1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1,11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또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코로나19 백신 성과를 발표하면서 백신에 대한 기대가 계속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세계 경제 활동이 정상화하면 수출 비중이 큰 한국에 유리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소 우려하고 있지만 이는 백신이 나오면 소멸할 수 있는 문제"라며 "백신이 나오면 수출국인 한국이 가장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 완화도 증시에 긍정적인 재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에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 다자주의를 내세운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무역 갈등이 완화하고 통상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 당선자로 확정될 가능성이 커 불확실성 완화 기대감을 높였다"며 "바이든 취임 시 다자간 무역 확대로 세계 교역 역량이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통제되고 수출 비중이 큰 한국이나 중국 등에 유동성이 재배분될 가능성이 커 보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