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검사관이 공사 촬영 영상 모두 확인 못 해…작업자가 놓친 듯"
"문제없다" 한수원 발표 제대로 검증 못 한 사실 인정
원전 당국 "원자로 헤드 공사 절차대로 된 줄 알아" 뒤늦은 사과
원전 당국이 한빛원전 5호기 원자로 헤드 부실 공사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연합뉴스 보도(10.29)로 부실 공사 의혹이 제기되자 조사를 벌인 원전 규제 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1차 조사를 마치고 19일 한빛 5호기 원자로 헤드 관통관 84개 중 2개에서 추가 부실 공사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 한국수력원자력이 관통관 1개(69번)의 보수·용접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밝히고 다른 관통관 용접에는 문제가 없다고 거짓으로 밝힌 것에 대해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사실도 인정했다.

이날 전남 영광 방사능방재센터에서 열린 보고회에서 원안위 관계자는 "69번 용접 오류가 났을 때 간과한 부분이 (한수원과 작업자들이) 정상 작동(작업)했다고 자진 신고한 것을 믿은 것이다"며 "그래서 제대로 작동한다(작업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69번을 작업(재용접)하고 (한수원으로부터) 재발 방지 약속까지 받았다.

그래서 절차대로 했다고 생각했다"고 사과했다.

부실 공사가 이뤄진 이유에 대해서는 "작업자가 당연히 (인코넬 690 재질로) 교체한다고 생각했는데, 작업자 자의적인 판단으로, 교대로 작업하다 보니 놓치는 게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작업자의 '잘못'이 있었다고 밝혔다.

KINS 관계자는 "69번 오류가 나왔을 때 뼈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담당 검사관이 관통관 1개당 (작업을 촬영한 영상의) 녹화 시간이 40시간이 되는데, 여러 검사하면서 몇 개 영상은 다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며 "전체 작업 시간이 2천200시간인데 실시간으로 확인하기도 힘들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원자로 헤드) 건전성 평가를 계획 중이다"며 "우려되는 (원자로 헤드 관통관) 균열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데 직관으로 판단하는 것이고, 건전성 평가 결과를 보고 정확히 이야기해야겠다"고 설명했다.

원전 당국 "원자로 헤드 공사 절차대로 된 줄 알아" 뒤늦은 사과
원안위와 KINS는 이날 지난 4월부터 지난달 6일까지 진행된 한빛 5호기 계획예방정비 중 원자로 헤드 관통관 2개(39번·67번)를 고온·고압에서 부식과 균열에 취약한 재질로 용접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작업 현장이 촬영된 영상 자체가 없었거나(9개) 촬영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16개)도 확인됐다.

한수원은 지난 8월 관통관 69번을 용접할 당시에도 같은 문제가 확인되자 재용접하고 나머지 관통관을 전수 조사해 '문제가 없다'고 발표하고 가동 준비까지 들어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