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실사단 구성을 마무리하고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실사에 나선다.

18일 채권단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17일 실사단 구성을 마무리하고, 다음주부터 두 달간 실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다음주부터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실사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실사계획을 산업은행에 사전 보고해 승인을 받았다. 같은 항공업종이어서 두 달만으로도 충분한 실사가 가능하다는 것이 산은의 판단이다.

대한항공 경영지원본부는 지난 17일 팀장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일정과 당부사항을 알렸다. 직원들에게도 이를 전파할 것을 지시했다. 우선 고용안정에 대해 절대 불안해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고용안정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이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이어 안전운항과 함께 직원들이 항상 긴장감을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인수소식이 알려진 뒤 다소 뒤숭숭한 사내 분위기를 다잡고 현장업무가 느슨해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는 것이 대한항공 경영진의 지시다.

대한항공은 마지막으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현장에서 아시아나항공 지상직원과 승무원들을 만나면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라는 구체적인 지침까지 내놨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칫 ‘점령군’ 행세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침울한 분위기다.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정부와 산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구조조정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인사, 재무 등 본사 경영지원 인력들의 동요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16일 브리핑 당시 두 회사의 중복인력을 800여 명으로 추산했지만 이는 정비·승무원을 제외한 경영지원 등 지상직원에 국한된 숫자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선 경영지원 인력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