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의 해결사, 러츠에 이은 리그 득점 2위
'수비도 잘하는' 라자레바 "유럽에선 평가 괜찮았어요"
김우재 IBK기업은행 감독은 외국인 선수 안나 라자베라의 공격 비중이 과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의 리시브는 리그에서 가장 안 좋은 편에 속한다"며 "라자레바가 어려운 볼을 처리해줬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17일 현재 IBK기업은행의 리시브 효율은 31.37%로 KGC인삼공사(30.90%)에 이은 리그 5위다.

리시브가 안정되면 약속된 패턴 플레이로 다양한 공격을 시도할 수 있지만, 리시브가 흔들리면 공이 향할 곳은 사실상 한 곳뿐이다.

라자레바에게 공을 몰아주고 싶어서가 아니라 공이 그쪽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그리고 라자레바는 IBK기업은행에서 그 '해결사' 역할을 너무나 잘해주고 있다.

라자레바는 지난 17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전에서 양 팀 최다인 37점을 퍼붓고 세트 스코어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IBK기업은행은 주전 센터 김희진이 결장했지만 라자레바의 압도적인 위력을 앞세워 3연승 속에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라자레바는 올 시즌 7경기에서 226득점을 수확하고 득점 1위 메레타 러츠(227득점·GS칼텍스)를 맹추격했다.

둘의 격차는 불과 1점이지만 GS칼텍스는 리시브 효율에서 1위, IBK기업은행은 5위로 극과 극이다.

키 190㎝인 라자레바는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IBK기업은행의 선택을 받았다.

드래프트 당시 대다수의 팀이 1순위 후보로 노리던 선수였다.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으로 지난 시즌에는 프랑스 리그에서 득점 2위에 오르며 기량을 입증했다.

출중한 실력에 더해 라자레바는 인성과 책임감을 두루 갖춰 높은 평가를 받는다.

라자레바는 "나는 이 팀을 좋아한다"며 팀의 에이스로서 부담이 크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팀원들이 나를 믿는다는 사실 때문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만 23세의 어린 나이지만 낯선 무대에 빠르게 적응한 그는 "어린 게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나이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좋다"고 웃었다.

그는 수비가 나쁘지 않다는 평가에는 "경험적으로 어디에 서야 하는지 아는 편"이라며 "사실 유럽 쪽에선 수비가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에선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다"며 겸손하게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