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각종 구설에 오르며 8차례 입성 실패
75% 투표 넘으면 입성…내년 1월 27일 발표
은퇴 후 각종 구설에 올랐던 '핏빛 양말 투혼'의 주인공 커트 실링(54)이 9번째 도전 만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수 있을까?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17일(한국시간) 실링을 포함한 2021년 명예의 전당 후보를 공개했다.

올해엔 실링, 로저 클레멘스, 베리 존즈, 게리 셰필드, 매니 라미레스, 새미 소사 등 14명의 기존 선수와 A.J. 버넷 등 새로운 후보 11명이 입성에 도전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후보는 실링이다.

실링은 통산 20시즌 동안 216승 146패 22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한 당대 최고의 투수다.

6번이나 올스타에 선정됐고, 3차례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꼈다.

2004년엔 친정팀 보스턴 레드삭스로 돌아와 발목 부상을 안고도 투혼을 펼치며 86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실링이 신고 있던 양말은 피로 물들었는데, 이 장면이 중계에 잡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그러나 실링에게 명예의 전당 문은 높았다.

벌써 8번이나 명예의 전당 입성에 실패했다.

현지 매체들은 실링의 인성 문제와 은퇴 후 행보가 명예의 전당 헌액 실패의 원인이라고 본다.

실링은 2007년 은퇴 후 비상식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무슬림을 나치 취급하고, 성 소수자를 조롱하는 등 도를 넘는 발언으로 여러 차례 공분을 샀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선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면서 '언론인을 나무에 목매달라'라는 의미를 지닌 유세 티셔츠를 '멋지다'로 표현하기도 했다.

실링은 투표인단의 외면 속에 벌써 8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그는 남은 두 차례 도전에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지 않으면 후보에서 완전히 제외된다.

명예의 전당에 입회하려면 BBWAA 투표에서 75%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해야 한다.

5% 이상의 지지율을 얻지 못하거나 10차례 도전에 75%의 투표율을 기록하지 못하면 후보에서 탈락한다.

현지 매체들은 실링의 명예의 전당 입회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MLB 닷컴은 "실링은 매년 9%포인트 이상 득표율이 올라가고 있다"며 "지난해 70%의 득표율을 기록한 만큼, 올해엔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에 있는 명예의 전당은 선수, 감독, 구단주, 사무국장, 해설가, 기자 등 야구 발전에 기여한 이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는 내년 1월 27일에 발표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