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계 개선·비정규직 처우개선 등 150여가지 요구사항 담겨
삼성전자 노사 상견례 후 첫 교섭…노조, 단체협약 요구안 제시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이 상견례 이후 첫 본교섭을 17일 벌였다.

노사에 따르면 최완우 삼성전자 DS부문 인사기획그룹장(전무)을 비롯한 사측 교섭위원 11명과 김해광 한국노총 금속노련 수석부위원장 등 노조 측 교섭위원 11명은 이날 오후 3시께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나노파크 회의실에서 만나 약 1시간 40분 동안 교섭을 진행했다.

교섭에 들어가기에 앞서 최완우 전무는 "금일 많은 대화를 진행하면서 발전적인 노사관계 문화를 만들어 가기를 희망한다.

회사가 많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해광 금속노련 수석부위원장은 "삼성전자가 그간의 노사 관행에서 벗어나 선제적으로 조합 사무실과 활동 시간을 보장하면서 교섭을 시작하게 됐다"며 "'우리가 함께할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생겨 마음이 참 좋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법과 원칙도 중요하지만, 도덕과 상식의 선에서 함께 대안을 찾으면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며 "'어제의 가치, 내일의 주역'이라는 광고 문구처럼, 어제의 가치를 승화시켜 내일의 주역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노사문화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교섭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와 상급 단체가 없는 삼성전자사무직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 삼성전자노조 등 삼성전자 4개 노조가 모여 만든 노조 공동교섭단은 이날 노조 활동 보장과 임금·인사 체계 개선 등 150여가지 내용이 담긴 단체협약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요구안에는 근로자의 성과 평가 제도 개선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 사회적 연대 임금체계 마련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이날 노조가 제시한 단체협약 요구안을 검토해 다음 교섭에서 의견을 밝히기로 했다.

실무 교섭은 매주 진행하되, 다음 본교섭은 내달 8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9월 구성된 노조 공동교섭단은 삼성전자 내 최초의 단체협약을 제정하겠다는 목표 아래 사측과 교섭을 추진해 왔고, 이달 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단체교섭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전에도 단체교섭을 진행한 적이 있으나 단체협약 체결에 이르지는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