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용 KCC정보통신 회장, 송철호 시장과 업무협약…재건립해 기부키로
43년 된 종하체육관은 아버지 이종하 선생이 땅·건립비 기부
'대(代) 이은 기부' 울산 종하체육관, 다목적 복합시설로 재탄생
43년 전 고(故) 이종하 선생의 기부로 건립된 울산 종하체육관이 이 선생의 장남 이주용(86) KCC정보통신 회장의 대를 이은 통 큰 기부로 다목적 복합시설로 새롭게 태어난다.

종하체육관은 청년 창업자를 위한 창업공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한 코딩과 소프트웨어 교육공간, 수준 높은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 등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이주용 회장은 13일 서울 강서구 KCC오토타워에서 '종하체육관 재건립 기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이 회장은 울산 미래 발전을 위해 종하체육관을 복합시설로 재건립해 울산시에 기부하고, 기타 구체적인 사항은 추후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송 시장은 "건립된 지 40년이 넘어 노후화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종하체육관의 재건립을 공약사업으로 선정했지만, 5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라면서 "선대의 뜻을 이어 통 큰 기부를 결정해주신 이 회장님 큰 뜻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송 시장은 종하체육관 인접 청솔공원의 흙에 울산시의 시화인 장미를 심은 화분을 이 회장에게 전달했다.

이 회장은 "종하체육관에 대한 울산시민 사랑에 감사드리며, 울산 미래를 위해 시민들이 앞으로 100년 이상 사랑할 수 있는 시설을 건립해 기부하겠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2017년 KCC정보통신 창립 50주년을 맞아 600억원 상당 개인 사재를 사회에 환원한다고 공언했으며, '미래와 소프트웨어 재단'을 통해 IT 인재 양성, 벤처 육성, 기술 발굴 등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종하체육관 재건립도 사회 환원 약속의 하나로 성사됐다.

1935년 울산에서 태어난 이 회장은 경기고, 미국 미시간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67년 국내 1호 소프트웨어 기업인 한국전자계산소(KCC정보통신 전신)를 설립했다.

그는 1960년 미국 IBM사에 한국인 최초로 입사한 인물로, 1967년 우리나라에 처음 컴퓨터를 들여와 '한국 IT산업의 문익점'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1976년에는 주민등록번호 보안체계를 개발해 주민등록 전산화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이는 당시 모든 산업 분야에서 일본을 따라가고 있던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일본보다 7년이나 앞서 이룩한 것으로, 국민에게 큰 자긍심을 안겨준 프로젝트였다.

현재 종하체육관은 이 회장의 아버지 이종하 선생이 남구 신정동 토지 1만2천740㎡와 건립비 1억3천만원을 기부함에 따라 전체 면적 2천563㎡, 관람석 1천200석 규모로 1977년 9월 건립됐다.

울산은 1962년 공업도시로 지정된 후 급속한 인구 증가에도 변변한 체육관이 없어, 도내 체육대회가 열려도 초등학교에서 치러야 했을 정도로 인프라가 열악한 실정이었다.

이에 종하체육관은 건립 이후 지금까지 43년간 각종 체육·문화행사를 개최해 울산시민 사랑을 받아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