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전략연구원 보고서…대북제재 장기화로 '자력갱생' 부상 가능성도
"김정은, 내년 당대회서 '인민대중제일주의' 천명할 수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 10년 차에 들어서는 내년 초 신년사나 당 대회를 통해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자신의 지도사상으로 천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김원식 책임연구위원과 이기동 수석연구위원은 11일 내놓은 '김정은 정권의 통치이념 변화 동향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이래 '인민대중제일주의'와 '자강력제일주의'가 핵심 실천 이데올로기로 부상해왔다.

인민대중제일주의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013년 1월 4차 당세포 비서대회 연설을 통해 김일성·김정일주의의 본질이라고 규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또 자강력제일주의는 지난 2016년 7차 당대회를 통해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위한 '항구적 전략적 노선'으로서 부각됐다.

그러나 보고서는 "자강력제일주의의 경우 핵무력 건설과 경제건설의 양립 불가성과 자력갱생에 대한 피로감 증대로 인민들로부터 정당성을 보장받기 어렵다"고 한계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내년 신년사나 1월 개최 예정인 8차 당대회를 통해 인민대중제일주의 또는 인민사상을 새로운 지도사상으로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인민대중제일주의는 유연한 해석이 가능한 개념이어서 사회주의와 실리주의를 결합하는 등 발전성의 여지가 크다"며 "사회주의적 민주주의와 전통적 민본주의 노선을 망라하는 이념적 토대로 활용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대북제재 장기화 등 북한이 처한 현실을 고려할 때 자력갱생 노선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보고서는 "이 경우 핵무력 강화와의 연계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핵무력 과시를 통한 정면 돌파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북한의 새로운 지도사상이 한반도 비핵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에 유리한 방향으로 설정되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자력갱생사상이나 자강력제일주의보다는 인민생활 향상과 경제건설에 방점을 둔 인민대중제일주의 방향에서 지도사상을 확립하는 게 최선"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