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플레이어는 1차전 선발 플렉센…휴식기 적당, 타격감 딱 좋다"
두산 오재일 "어린 불펜투수들 위해서라도 상대 선발 공략해야"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선 선발 투수의 비중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다.

단기전의 특성상 선발 투수들의 호투 여부가 승패를 결정하고, 시리즈 판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두산 베어스의 주장 오재일(34)이 상대 선발투수를 공략해야 한다고 거듭 말한 데에는 이외에도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오재일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팀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하루 앞으로 다가온 kt wiz와의 플레이오프에 대해 "일단 상대 선발투수들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3차전 선발투수인) 소형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윌리엄 쿠에바스를 공략해야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재일은 그러면서 "상대 선발투수들을 먼저 공략해줘야 우리 선발투수들도 쉽게 던지고, 불펜에 많은 어린 투수들도 훨씬 편하게 던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우완 이승진(25), 김민규(21), 홍건희(28), 사이드암 박치국(22), 좌완 함덕주(25), 이현승(37)으로 필승조를 구축했다.

선발투수들이 긴 이닝을 책임진 뒤 이들이 마무리 이영하(23)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역할을 잘해줘야 두산은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이적생' 이승진과 홍건희는 이번이 첫 포스트시즌이고, 고졸 3년 차 김민규도 생애 첫 가을야구다.

마무리투수로는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맞는 이영하까지 두산의 허리와 뒷문을 지키는 어린 투수들이 맘 편하게 던질 수 있도록 오재일은 상대 선발투수 공략에 힘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타자들이 더 힘을 낼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는 게 오재일의 판단이다.

플레이오프부터는 중립 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다.

오재일은 돔구장에선 공기 저항이 적어 타구 스피드가 빨라진다며 수비적인 측면에서는 어려울지 몰라도 타자들은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고척돔은 인조 잔디의 영향도 있지만 내야 전체가 딱딱하다"며 "타구가 잘 빠져나간다.

타격할 때는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잠실구장의 추운 날씨보다는 실내인 고척돔에서 타자들이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보탰다.

오재일은 "따뜻한 곳에서 하면 타자들도 훨씬 좋아진다"며 "추운 곳에선 몸이 얼어서 배트 돌리기가 쉽지 않다.

물론 투수도 공이 좋아지겠지만 타자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재일은 팀 내 키플레이어로 1차전 선발인 크리스 플렉센을 꼽았다.

그는 "아무래도 1차전이 가장 중요하다.

좋은 피칭을 한다면 시리즈를 쉽게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5전 3승제 플레이오프가 4차전에서 끝날 것이라고 예상한 오재일은 "3차전에서 끝나면 좋긴 한데, 야구란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휴식기가 1주일 넘어가면 타격감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우리는 4일 쉬고 준플레이오프를 했고, 3일 쉬고 플레이오프를 하니까 감이 딱 좋은 것 같다"고 자신했다.

/연합뉴스